보험사 가치평가, 자산규모 등 외형평가에서 순자산가치로 바뀌어
[뉴스핌=이지현 기자] 보험연구원은 알리안츠생명의 매각가 논란이 인수합병시장에 나온 국내 중소 보험사 매각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17일 '알리안츠 한국법인 매각가격 논란' 보고서에서, 과거 자산규모나 시장점유율 등 외형적 지표로 보험회사를 가치평가 하던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알리안츠 한국법인의 인수가는 회사가 보유중인 고금리 확정형 보험계약의 이차손실(실제수익률이 예정이율보다 낮은 경우 발생하는 손실)을 현재가치로 평가한 보험부채가 반영됐다는 것. 즉 보험사의 순자산가치가 보험사 가치 평가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전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국채금리가 최근 2% 후반으로 하락함에 따라 고금리 확정형 보험상품의 예정이율과 격차가 커져 이차역마진이 심화되고 있다"며 "알리안츠생명 매각가는 이러한 손실 흐름을 현재가치로 평가한 보험부채 가치가 자산가치와 유사해 낮게 설정됐다"고 말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알리안츠 생명의 총자산은 16조6510억원으로 생명보험업계 11위 규모지만, 중국 안방보험이 인수한 가격은 35억원 정도다.
전 연구위원은 알리안츠의 국내법인 철수는 저금리로 인한 이차역마진 손실로 대만에 진출했던 유럽 보험사들이 철수한 사례와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대만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009년 2.25%로 하락함에 따라 1980~90년대 판매했던 6.5% 확정금리의 보험상품 이차역마진이 크게 확대됐다"며 "대만에 진출한 네덜란드 ING생명도 대만 푸본생명에 4억4700만 유로에 사업을 매각했는데, 당시 2억9200만 유로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보험사 가치평가 방식의 변화가 향후 국내 보험사 매각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연구위원은 "보험사 가치평가 방식 변화로 인해 보험회사의 경영전략도 수정돼야 할 것"이라며 "이는 향후 인수합병시장에 나온 국내 중소형 보험회사들의 매각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