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날 때마다 모바일과 앱으로 군것질하듯 충동 구매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 이른바 ‘스낵킹’이 새로운 쇼핑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이나 앱이 소비 문화의 축으로 부상한 가운데 군것질을 하듯 짬이 날 때마다 충동적인 구매를 일삼는 소비자들이 날로 늘어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아이폰 <출처=AP/뉴시스> |
13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컴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소비 지출이 총 492억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56% 껑충 뛰었다. 지난해 모바일 소비의 신장률은 2014년의 두 배에 달했다.
데스크톱을 이용한 소비가 지난해 2561억달러로 여전히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성장률은 8.1%로 모바일에 크게 뒤쳐졌다. 뿐만 아니라 증가율이 2014년 12.5%에서 상당폭 후퇴했다.
얼마 전 첫 아이를 출산한 이벤트 플래너인 29세의 해나 푸가 대표적인 사례다. 해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아기 용품과 그 밖에 아이템들을 구입한다.
스타벅스의 바리스타인 19세의 올리비아 브라이언트는 하루 최소 2시간 가량 아이폰의 앱을 이용해 쇼핑을 한다고 털어 놓았다. 모바일 앱으로 구매하는 상품은 패션 아이템부터 화장품까지 다양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적인 미국인이 앱을 이용해 쇼핑하는 데 소비한 시간이 하루 3시간 5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한 때 휴대폰의 작은 화면으로 필요한 물건을 선택, 구매 결정을 내리는 일이 적잖게 불편한 일로 여겨졌지만 소비자들의 기호가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추세를 반영해 업체들 역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미국 유통업체 타겟은 인터넷 웹사이트에 배치했던 인력과 그 밖에 회사 자원을 앱 관련 비즈니스로 이동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앱을 이용해 쇼핑하는 고객들에게 별도의 쿠폰을 제공, 시장 선점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신발 업체 자포스닷컴은 휴대폰의 운영시스템에 따라 상이한 상품을 부각시키기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섰고, 패션 업체 모드클로스는 고객이 위치한 지역별로 차별화된 상품을 제안하는 등 기업들의 마켓팅 전략이 날로 섬세해지고 있다.
모바일 기기와 앱이 구매 활동의 통로로 자리잡았을 뿐 아니라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랜드류 립스만 컴스코어 부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모바일 기기가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손에서 떠나지 않는 기기들이 언제 어디서든 충동적인 구매를 하도록 부채질한다”고 말했다.
경매 사이트 토파터를 포함한 일부 앱은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진단하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페이스북의 ‘봇’ 메신저가 10대들의 쇼핑 트렌드를 선도할 것인지 여부에 뜨거운 관심을 쏟아내고 있다.
한편 컨설팅 업체 크리테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데스크톱에서 이뤄진 구매의 약 40%는 소비자들이 관련 상품을 앱과 모바일 사이트에서 접한 뒤에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