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식료품 유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직 전체 식료품 시장에서 온라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고 소비자들의 빈번한 구매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아마존은 지난 2007년부터 '아마존 프레시'(Amazonfresh)를 통해 미국과 영국의 일부 지역에서 과일과 달걀, 채소 등 신선식품을 배송 중이다. 연회비는 299달러로 기존 아마존 프라임 회원의 경우 한 달에 4달러를 추가하면 이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다. 아마존은 50달러 이상의 제품을 구입한 회원을 대상으로 다음 날 아침까지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아직 온라인상에서 식료품을 사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미국 투자은행 코웬앤코에 따르면 795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전체 식료품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겨우 4%에 불과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 시장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젊은층이 온라인 식료품 구매를 늘리고 있다는 사실은 아마존이 공격적으로 신선식품 유통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아마존 프레시<사진=아마존 프레시 웹사이트> |
◆ 커지는 시장, 매출에 수익성까지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인 셸리 반조는 자문업체인 브릭미츠클릭(Brick Meets Click)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말 미국의 5개 가구 중 1개 가구가 온라인을 통해 지난 한 달간 한 차례 식료품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특히 코웬은 25~34세의 청년층 중 약 절반가량이 온라인상에서 식료품을 구매했거나 구매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시장이 2021년 700억 달러, 2036년 2300억 달러로 전체 식료품 시장에서 각각 8%, 18%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마존은 지난해 미국의 온라인 식료품 매출 중 22%를 차지했다. 코웬에 따르면 아마존의 식료품 총매출은 올해 87억 달러에서 2021년 232억 달러로 연평균 약 22%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이 식료품 배송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이 제품군을 가장 빈번하게 구매한다는데 있다. 반조 칼럼니스트는 식료품 배송은 빈번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아마존은 더 많은 트럭을 더 자주 내보내야 할 것이라면서 이것은 배송업체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고 비용을 낮출 수 있어 더 높은 수익성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상위 10위' 고객 뺏긴다'…전통 유통업체들 '긴장'
신선식품 시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다음 격전지로 지목되고 있다. 아마존의 식료품 유통 진출은 이미 전체 유통업계에서 점유율을 잃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기업들에 또 다른 공포다.
특히 아마존이 유통업체들에 가장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소비자들을 흡수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 전통 유통업체들이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마이웹그로서(MyWebGrocer)의 리치 태런트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온라인 식료품 구매자들은 한 번에 약 157달러어치를 쇼핑한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는 식품 가격의 약 3배에 달한다.
태런트 CEO는 "아마존은 전체 식료품 시장을 차지하진 못하겠지만 가장 수익성이 높은 고객 중 상위 10%를 차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 외에도 많은 기업이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에 이미 발을 들여놨다. 구글은 당일 배송 서비스인 '구글 익스프레스'를 통해 신선식품을 배송 중이며 코스트코와 홀푸드 등 기존 유통업체들은 식료품 주문 대행업체인 인스타카트(Instacart)를 통해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