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한투, 키움·KB투자 등 후발주자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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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백현지 기자] #.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주말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올해 새롭게 진우회에 합류한 23개 예비 상장기업 대표이사들과 함께 떠난 해외출장이었다.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유 사장은 어느덧 16기를 맞은 진우회 새로운 기수의 첫 모임에 매년 참석해왔다.
기업공개(IPO) 명가로 알려진 증권사들은 예비상장 기업 오너들과 주관사 선정 이전부터 유대관계를 돈독히 쌓는다. 상장까지 약 2~3년 가량 남겨둔 기업의 대표이사들과의 모임을 통해 기업간 유대를 쌓고 자금조달, 인수합병(M&A) 등 기업성장에 있어서 필요한 부분을 적극 지원한다. 이런 지원이 IPO주관사 계약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다.
한국투자증권은 예비 상장기업 대표들의 모임의 원조격이다. '진정한 친구'라는 의미의 진우회는 동원증권 시절부터 시작돼 13년째 명맥을 이어오며 매년 1기수 이상의 모임을 이어왔다. 기수별 월례행사를 개최할 뿐 아니라 매년 가을경 진우회 회원사 전체모임도 열린다.
올해 합류한 16기 23명의 비상장기업 대표를 포함해 총 350여개 기업이 가입 중인 진우회는 증권업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기수마다 평균 3~4개 기업들이 상장에 성공하면서 어느새 진우회 출신 상장사는 60여개에 달하고 있다.
KB투자증권도 조금 늦었지만 최근 3~4년 관련 비즈니스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12년 'KB's 클럽'을 만든 KB투자증권은 최성용 ECM본부장이 주축이다. 연 2회 회원사들을 위한 모임을 갖는 KB투자증권은 현재 100여개의 회원사 수를 꾸준히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KB투자증권은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해 IPO 주관 건수로 10위에 올라섰다. 지난해 코넥스 기업의 25%를 주관할 정도로 강소기업에 공을 들인다. 최성용 KB투자증권 ECM본부장은 "증권사 중 ECM본부만 포괄적으로 있는 곳은 단 두 곳뿐인데 그중 하나가 KB투자증권"이라며 "(KB's 클럽 등 도움을 통해) 매년 코넥스 기업도 10개씩 상장시키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IPO의 신흥 강자 키움증권도 모이다라는 의미의 방언 '해모로'와 '키움증권'의 합성어를 이름으로 한 '키모로'를 2010년부터 키워오고 있다. 오는 5월 9기가 신설되며 매 기수당 인원은 15~20명 가량이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성장성 높은 강소, 중견기업 대표이사 중심 모임인 '파트너스 클럽'을 신설했다. 다만 상장사와 비상장사 가리지 않고 회원 자격을 부여한다. 전사 차원에서 모임을 후원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회원사는 253개로 단기간에 급성장했다.
이 같은 모임은 입소문을 제대로 타면 기존 가입자의 인맥을 통해 신규 회원사가 되거나 성장 초기 기업 측에서 스스로 문의해오는 경우도 적지 않아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다. 앞서 상장에 성공한 CEO들이 멘토가 되는 경우도 있다.
한 증권사 IPO관계자는 "(해당 증권사의 비상장기업 대표모임에) 가입했다고 해서 반드시 그 증권사를 대표주관사로 선정하는 건 아니지만 상장 작업부터 향후 자본 조달까지 인연이 이어질 수 있다"며 "벤처캐피탈이 유망 기업을 소개시켜 주는 경우도 있지만 직접 기업 발굴에 나서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임이 결정돼도 증권사 팀장급 직원이 간사가 돼 꾸준히 관리해줘야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