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코스트 급등, 영업이익 잠식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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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기업들이 융자난·과세부담·인건비 상승·부동산 임대료 폭등 사중고에 시달리며 최악의 자금난을 겪고 있다. 중국 기업의 생산비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 미국의 수준에 거의 근접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信)은 6일 중국 국태군안 증권의 보고서를 인용 “ 중국 기업들의 매출 대비 생산비용이 크게 치솟으면서 영업이익을 잠식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의 2015년 기준 총 매출 대비 전체 생산비용의 비중이 85.68%를 나타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기업들의 이 비중은 지난 2011년부터 4년 째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한때 중국 제조 업체들의 강력한 무기였던 ‘저렴한 생산비용’이 옛말이 된 것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중국 제조기업들의 생산비용 지수는 95.5(미국 100 기준)로 인도(87.2), 맥시코(91.5), 인도네시아(85.1) 등 경쟁 국가들을 크게 상회했다. 지난 2004년 중국의 이 지수는 86.5 수준이었다.
반면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 2011년 이래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생산자물가지수란 기업의 제품 판매가격을 말한다. 이 같은 판매가와 생산 비용의 상반된 흐름이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지며 기업들을 경영난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민영기업의 생산비용(87.16%)이 국유기업(83.16%)보다 빠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유기업보다 경영효율이 높은 민영기업의 생산비용이 더 높다는 것은 현재 중국의 산업계 전반에서 자원분배가 차질을 빚고 있음을 의미, 경기 회복으로 지연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중국 제조업체들의 생산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단순한 인건비 상승만의 문제가 아니다. 높은 자금조달비용, 납세부담, 부동산 임대료 폭등 등의 문제점들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민영기업들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육박하는 반면 융자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좀비 국유기업들은 당국의 지원 속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며 융자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납세 부담도 기업들의 생산비용을 끌어 올리고 있다. 세계은행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2015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2016)' 분야별 세부평가결과에 따르면, 중국의 기업들이 납부하는 실효세율은 67.8%로 프랑스 62.7%, 일본 51.3%, 독일 48.8% 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기간 우리나라 기업들의 실효세율은 33.2%를 나타냈다.
이 같은 문제점은 국유기업과 민영 기업간의 회사채 발행 비용 차이에서도 잘 나타난다. 신용등급 AAA의 회사채 3년물 금리가 국유기업은 3.9% 수준인 반면 민영기업은 5%대를 상회하고 있다. 10년 만기의 경우 민간기업은 5.84%, 국유기업은 4.17%다.
지난 2008년 이후 중국 1~2선 도시를 중심으로 나타난 부동산 가격 급등세도 기업들의 임대료 부담으로 이어졌다.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정부의 토지 임대 수입이 지난 2004년 6412억위안에서 2014년 4조2940억위안으로 10년새 6배 가까이 늘었다. 매년 21% 씩 증가한 셈이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