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발주액 3.5조원으로 전년 比 23% 줄어..유가하락·재정축소 등 원인
[뉴스핌=이동훈 기자] 국내 건설사 텃밭으로 불리던 중동지역 공사 발주가 급감하고 있다. 유가하락 및 경기침체 등으로 자금사정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8일 건설업계 및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동지역 발주액은 31억1763만달러(3조59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40억704만달러(4조6400억원) 대비 23.4% 감소한 수치다. 지난 2014년 1분기(138억9459만달러)와 비교하면 77.5% 급감했다.
중동지역은 대부분 발주액이 줄었다. 작년 1분기 발주액이 가장 많았던 사우디아라디아(20억7255만달러, 2조4000억원)는 올해 1분기 43만달러(5억원)에 그쳤다. 중동 발중액 순위도 1위에서 7위로 내려앉았다.
이 기간 요르단은 10억283만달러(1조1600억원)에서 제로(0)로, 이라크는 5억8687만달러(6700억원)에서 469만달러(54억원), 아랍에미리트(UAE)는 2억934만달러(2400억원)에서 2722만달러(315억원)로 각각 줄었다.
쿠웨이트 만이 발주액이 크게 늘었다. 작년 1분기 10만달러 발주에 그쳤던 쿠웨이트는 올해 1분기 29억1544만달러 규모가 발주됐다. 중동지역 전체 발주액의 93%를 차지하는 규모다.
지난 1월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은 아직 공사발주 실적이 없다. 이란 정부가 조만간 원유 증산을 계획하고 있어 올 하반기부터 정유와 가스 플랜트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지역 발주가 급감한 이유는 유가하락이 주된 원인이다. 국제유가가 장기적으로 하락하자 산유국들이 신규 개발 및 인프라 조성할 자금이 말라버렸다. 작년 5월 배럴당 65달러를 넘나들던 두바이유 가격은 최근엔 35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연초 배럴당 20달러선에까지 하락했다가 소폭 회복하긴 했지만 장기적인 저유가 국면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영향으로 중동국가들은 대부분 올해 긴축재정을 진행하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해 말 올해 지출 예산을 약 14% 감축키로 했다. UAE는 공공 지출을 줄이고 재정 적자를 피하기 위해 작년 휘발유와 경유에 지급하던 정부 보조금을 없앴다. 인프라 개발도 줄여나갈 방침이다.
중동발주가 감소하자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도 타격을 받았다. 올해 1분기 해외수주액은 112억달러(13조원)로 전년동기(132억달러)대비 15.1% 줄었다. 1분기 실적이 부진해 올해 연간 해외수주액도 400억달러 수준에 그칠 공산이 커졌다.
KTB투자증권 김선미 연구원은 “올해 사우디를 비롯한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 중동지역에서 발주되는 규모가 작년보다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기업간 경쟁도 치열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도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