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골프전문기자]‘상남자’ 권명호(32)가 4년만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에 복귀한다.
올해로 데뷔 14년차인 그는 2012년 상금랭킹 72위에 그쳐 투어카드를 잃었다. 이어 코리안투어 QT(Qualifying Tournaments)에서도 낙방하며 투어를 완전히 떠났다.
권명호 <사진=KPGA> |
4년동안 잊혀졌던 그는 사실 주니어 시절부터 기대주로 주목 받았던 선수다. 국가대표상비군과 국가대표를 거치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그는 프로 입문해서도 매년 유망주로 꼽혔다. 언제든지 우승 경쟁을 펼칠 선수로 손색이 없었다.
2003년 프로로 데뷔해 2005년 삼성베네스트오픈에서 3위, 가야오픈에서 공동 7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그는 이후 꾸준한 성적으로 투어에 안착했다.
특히 2009년에는 16개 대회에 참가해 예선 탈락 없이 모든 대회에서 상금을 획득하는 등 상금랭킹 12위에 올랐다.
2010년에도 17개 대회에 출전해 15개 대회에서 컷통과에 성공할 만큼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2011년부터 조금씩 하향곡선을 그렸다.
2011년 상금랭킹 93위로 투어카드를 날려버렸다. 하지만 KPGA 코리안투어 QT에서 공동 18위로 합격해 다시 투어를 받았다.
그의 부침은 계속됐다. 2012년 상금랭킹 72위를 기록해 투어카드를 또 다시 잃고 급기야 코리안투어 QT에서도 낙방하며 11년 만에 KPGA 코리안투어를 떠났다.
그는 이때 군 입대를 결심하고 2013년 1월 훈련소로 향했다.
그는 “당시 골프가 너무 안됐다. 골프채를 잡기 싫을 정도였다. 그만큼 변화가 필요했고 그러던 중 군복무를 마치자고 생각했다”며 “주위 사람들이 훈련소에서 신병 집합을 하며 연병장으로 뛰어 나갈 때 골프가 생각날 거라 했다. 골프의 ‘골’ 자도 생각하기 싫었던 터라 그럴 리 없다고 했는데 막상 연병장으로 뛰어나갈 때 정말 골프가 너무 치고 싶었다. 아마도 당분간 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고 했다.
2014년 10월, 행정병으로 군복무를 마친 그는 “군대는 그야말로 자기반성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많은 부분 생각하게 되었고 깨달은 부분도 많다”고 했다.
2015년 KPGA 코리안투어 진입을 위한 코리안투어 QT에서 고배를 마신 그는 2015년을 KPGA 챌린지투어(2부투어)에서 보냈다. 그가 KPGA 챌린지투어에 출전한 것은 2002년 이후 13년 만이었다.
KPGA 챌린지투어 9회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상금순위 15위에 오른 그는 “요즘 잘 치는 선수들이 참 많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어린 선수들과 함께 경기하면서 그들의 열정에 많은 것을 배웠고 나 또한 ‘다시 해보자’ 라는 마음을 먹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15 KPGA 코리안투어 QT를 공동 27위로 통과하며 2012년 이후 4년 만에 KPGA 코리안투어에 모습을 보이게 됐다.
그는 2011년부터 오른쪽 발목의 고질적 부상이 있었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당시 오른쪽 발목이 붓고 너무 아팠다. 병원을 가봐도 단순 염좌라며 원인을 찾지 못했다. 2011년 메리츠 솔모로오픈 때는 샷을 한 뒤 골프채를 지팡이처럼 짚고 이동하기도 했다. 사실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완쾌된 것은 아니다”고 했다.
2000년 중·후반 우승컵을 향해 돌진하며 당찬 자신감을 보였던 그의 모습은 온화한 미소로 지난 아픔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차분함으로 바뀌어 있었다. 하지만 강렬한 열정을 머금고 있는 눈빛은 그대로였다.
“다치지 않고 오래도록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 지난 해 2승을 기록한 선수가 없을 정도로 현재 KPGA 코리안투어에는 우승 전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이 있다. 그날 그날의 컨디션이나 느낌, 운에 따라서 우승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전지훈련도 잘 마쳤고 시즌 준비를 잘했으니 올 시즌 예전 기량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016년 그는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가기 위해 닻을 올렸다.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골프전문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