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국채-엔-금 안전자산 동반 강세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유동성이 안전자산으로 밀려들고 있다.
독일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5일(현지시각) 장중 0.08%까지 밀리며 사상 최저치와 거리를 불과 3bp로 좁혔고, 금과 은도 강한 상승 탄력을 보이고 있다.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17개월래 최고치로 뛰는 등 시중 자금의 흐름이 지난 3월과는 커다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엔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흔들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월가에서는 미국 1분기 성장률이 0%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각국 중앙은행의 부양책이 실물경기를 살려내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가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유럽과 뉴욕증시가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낸 가운데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이 1% 가까이 오르며 3일만에 반전을 이뤘다.
금 연계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도 1.1% 뛰었고, 마켓 벡터스 골드 마이너스 ETF는 3% 랠리했다.
백금 선물 역시 1% 이내로 상승, 금과 함께 동반 오름세를 나타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채 역시 강세를 나타냈다. 독일 10년물이 장중 0.08%까지 밀린 뒤 0.10%에서 거래를 마쳤고, 미국 10년물 수익률도 장중 1.71%까지 하락한 뒤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외환시장에서도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약 17개월래 최고치로 상승, 장중 달러/엔 환율이 110엔 선 아래로 밀린 뒤 복귀했다.
지난달 유로존과 일본, 미국으로 이어졌던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책에 의존한 위험자산 플레이가 종료 수순을 맞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나임 애슬람 애바트레이드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 사이에 다시 ‘리스크’오프’ 트레이딩이 확산되고 있다”며 “연준 효과로 랠리를 즐겼던 투자자들은 이제 펀더멘털 측면의 명확한 재료를 찾으며 리스크 헤지를 강화하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HSBC의 다라 마허 외환 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엔화가 가파르게 오른 것은 투자자들 사이에 경계감이 높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발 리스크와 함께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지속된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실물경제를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는 회의감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미국 1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연이어 하향 조정되고 있다. 이날 CNBC와 무디스가 공동 집계한 이코노미스트의 1분기 성장률 전망치 중간값은 0.5%로 수정됐다. 이는 지난주 0.9%에서 낮춰진 것이다.
다이앤 스웡크 DS 이코노믹스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지난 1월 소매 지표의 하향 조정이 가볍게 여길 사안이 아니다”라며 “달러화 하락의 지속 여부와 수출 경기 영향이 앞으로 주시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