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개 분산투자보다 1~2종목 집중투자
화장품 바이오 이어 올해는 철강 화학주 선호
[뉴스핌=이에라 기자] 50~60대 중장년층과 80대로 보이는 어르신이 삼삼오오 강의실에 자리를 잡았다. 참석자들은 가방을 뒤적거려 필기구와 노트를 준비했다. 강의실 앞 스크린에 주가 차트가 떴다. 1월 말 바닥을 찍고 빠르게 상승중인 OCI 차트였다. 강사가 설명을 시작하자 일제히 받아적기 시작했다.
이달 초 강남에 위치한 한 대형 증권사 역삼동 PB센터 세미나실에서 진행된 설명회 모습이다. 이날 '화학주'가 첫 분석대상이었다.
강사인 이 지점의 팀장은 "국제유가가 30달러를 회복한 이후 크게 오르지 못했지만 크게 빠지지도 않고 있다"며 "이럴 때 가장 주목해야 할 업종은 화학이다. 단기적으로 반등폭이 덜한 화학주를 눈여겨 봐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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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편의점주'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백종원 도시락'을 언급하자 참석자들의 눈빛도 반짝거렸다. "1인 가구가 많아지고, 혼자 밥 먹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도시락이 뜨고 있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한 중년여성은 "'혼밥족(혼자 밥먹는 사람)'이라는 단어도 생겼더라"며 관심을 보였다.
다른 대형 증권사 대치동 PB센터에 근무하는 PB부장은 최근 거액 자산가인 고객으로부터 한 코스닥 종목에 억대의 돈을 투자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종목에 대해 전혀 정보가 없던 PB부장은 난감했다. 투자 배경을 묻자 이 고객은 "지인 모임을 통해 알게됐는데 사업성을 봤을 때 주가가 갈것 같다"며 확신했다.
개별 종목 투자로 눈길을 돌리는 슈퍼리치들이 늘고 있다. 다수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VIP 고객들이 투자설명회를 찾아오고, 종목에 관한 문의도 늘었다. 펀드, ELS 등 금융상품 보다 '한 방'을 노릴 수 있는 종목을 찾는다는 얘기다.
지난해 중국주, 화장품 관련주, 바이오주 등으로 재미를 본 투자자들이 올해 철강이나 화학주를 찾고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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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지난 1월 15만5500원에서 지난달 장중 22만원을 회복했다. 당시 매수했더라면 40% 이상 수익이 난 셈이다.
국제 폴리실리콘 가격 반등에 힘입은 OCI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1월 6만3000원으로 저점을 찍고, 지난달 말 10만8000원을 회복했다.
지난 2013년 당시 고점(21만8500원) 보다는 반토막이지만 올 저점 대비로는 60%나 급등했다.
A 증권사 PB팀장은 "과거처럼 지수가 더 올라갈지 떨어질지는 더 이상 의미가 없는 시대가 됐다"며 "자산가들도 투자로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수익을 챙길 수 있는 1~2종목을 골라 투자하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이어 "위험관리를 한다고 30~40개에 분산 투자하면 자칫 종목간 등락률이 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가 있다"며 "수익 흐름이 좋아보이거나 주가 상승 여력이 큰 잘 아는 종목 한두개에 집중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