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불확실성 따른 자본 유출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1분기 전세계 기업 인수합병(M&A) 6건 중 1건은 중국 기업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이 해외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선 것은 국내 경제가 감속하는 가운데 성장 기회를 해외에서 찾는다는 전략 이외에 정책자들이 우려하는 자본 유출의 한 가지 형태라는 해석이 등장했다.
중국 위안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미국 기업의 M&A는 대폭 위축, 천문학적인 자금을 자사주 매입에 투입한 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인 정황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31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세계 기업 M&A 규모가 6820억달러로 집계된 가운데 중국의 M&A 규모가 101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글로벌 M&A 시장에서 15%의 비중을 차지한 셈. 1분기 중국 기업의 해외 M&A 규모는 2015년 연간 실적인 1090억달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다.
화학 업체 켐차이나가 스위스 신젠타를 438억달러에 전액 현금 인수하기로 결정, 역대 최대 해외 기업 인수를 단행하는 등 기록도 속출했다.
중국의 해외 기업 사냥이 글로벌 전반의 M&A 시장 하강 기류에 커다란 버팀목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1분기 전세계 M&A 규모는 전분기 1조6000억달러에 비해 57% 급감한 수치다. 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14% 줄어들었다.
특히 미국의 M&A 규모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1분기 미국 기업의 M&A는 2566억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29% 줄어든 동시에 2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유럽의 실적은 1816억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완만하게 증가했다.
투자은행(IB) 업계는 미국 M&A의 급감에 충격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대어급 M&A가 꼬리를 물었던 만큼 올해 일정 부분 속도 조절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감소폭이 지나치게 크다는 얘기다.
중국의 해외 기업 및 자산 인수가 급증한 것은 성장 기회 모색 이외에 위안화 추가 하락을 겨냥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중국 은행권도 신용이 우량한 기업을 중심으로 해외 M&A 자금을 대출하는 데 적극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콜린 밴필드 씨티그룹 아시아 태평양 M&A 헤드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올해 1분기 M&A 시장은 중국 무대나 다름 없었다”며 “위안화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중국 기업들의 해외 인수를 재촉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