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300억원, 국민 263억원, 산은 250억원, 농협 50억원
[뉴스핌=노희준 기자] 검찰이 터치스크린 생산업체가 금융기관으로부터 수백억원대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불법 로비를 벌인 정황을 잡고 수사에 착수했다.
23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박길배)는 디지텍시스템스가 금융기관에서 수백억원의 대출을 받도록 돕고 일부를 가로챈 혐의(특가법의 알선수재)로 브로커 최모씨 등 3명을 구속했다.
최씨 등은 2012년 말 디지텍시스템스 남모 이사로부터 10억여원을 받은 뒤 수출입은행 300억원, KB국민은행 263억원, 농협 50억원 등의 대출을 알선하고 무역보험공사가 5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서를 발급해주도록 주선한 혐의다.
검찰은 또, 산업은행 이모 팀장을 디지텍시스템스에 250억원대 대출을 해주고 2000여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뇌물수수)로 구속했다
중견기업이었던 디지텍시스템스는 2012년 기업사냥꾼에 의해 무자본 인수된 뒤 횡령과 주가조작 사건 등이 잇달아 터지면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됐다.
수출입은행 한 관계자는 "대출 당시에 규정을 위반하면서 대출이 이뤄지기는 힘들다"면서 "아직 검찰로부터 자료 제출이나 수사를 받은 직원은 없고 은행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산은 건은) 브로커가 낀 것은 아니고 (이모 팀장은) 지점에 대출을 소개해줬다"며 "지점에서 검토하면서 여신 취급상 문제가 있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