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로지스틱스 차이나 35% 미처분
[뉴스핌=황세준 기자] LG전자의 하이로지스틱스 지분 매각 절차가 아직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하이로지스틱스 차이나 지분 35%를 계열사인 범한판토스에 추가로 매각하는 작업을 올 상반기 중 완료할 계획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10월 28일 이사회에서 물류회사인 하이로지스틱스와 종속기업을 범한판토스에 매각키로 결정하고 11월 2일 시간외매매를 통해 지분을 양도했다. 매각 금액은 1054억원, LG전자가 인식한 처분이익은 243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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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하이로지스틱스가 보유 중이던 종속기업은 총 11개. 이중에서 10개는 하이로지스틱스가 지분 100%를 갖고 있어 자연스레 범한판토스로 넘어갔지만 하이로지스틱스 차이나는 그렇지 못했다.
하이로지스틱스 차이나는 LG전자 중국시장 물류 업무를 전담해 온 회사로 2005년 설립됐다.
이 회사는 설립 당시 LG전자 25%, LG전자 중국법인 10%, 하이로지스틱스 65%의 비율로 출자를 했다. 곧, 하이로지스틱스가 가진 65%만 범한판토스에 넘어갔고 나머지 35%는 매각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것이다.
현재 남은 지분 중 LG전자가 보유 중인 25% 가치는 지난해 말 장부가액 기준 21억원이다. 범한판토스와 LG전자는 지분가치를 산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LG전자측은 지분 매각이 남은 이유에 대해 "한국에서의 절차를 먼저 진행하다보니 연말을 지나면서 중국쪽 지분 매각 절차가 아직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매각한다는 방침에 변동이 없고 현재 실무 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범한판토스측은 "하이로지스틱스가 갖고 있던 65% 외에 LG전자가 보유한 35%는 별도로 인수를 진행 중인 건으로서 현재 지분가치에 대한 평가를 진행 중이고 완료되면 계약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의 하이로지스틱스 매각은 그룹 물류 재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지분 정리가 완료되지 않으면서 이는 당분간 미완성으로 남게 됐다.
하이로지스틱스는 1990년 금성사의 물류팀으로 시작해 2004년 독립한 회사로 2004년 1월 SLS로부터 LG전자의 물류대행 서비스 영업을 양수했다. 이후 2006년 10월 승산 및 주식회사 SLS로부터 국내운송사업부문을 추가로 사들였다.
과거 사명은 하이비지니스로지스틱스였고 2014년 8월부터 현재 명칭을 사용 중이다. 올해 1월 기준 직원수는 국내 452명, 해외 1944명이고 지난해말 기준 자본금은 80억, 매출은 7705억원이다.
LG전자가 하이로지스틱스를 범한판토스로 넘긴 것은 표면적으로 물류 경쟁력 강화 및 물류 효율 개선을 위해서다. 하이로지스틱스 매각으로 그룹 전반의 해운·항공·육상 물류를 범한판토스가 아우르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범한판토스로의 물류 일원화가 LG그룹 지배구조 재편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범한판토스를 소유한 LG상사가 지주사 체제 밖 회사라는 점, 오너 4세인 구광모 LG 상무를 비롯한 총수일가가 범한판토스 지분 31.1%를 들고 있다는 점에서다.
하이로지스틱스 인수로 범한판토스의 성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구 상무가 범한판토스 지분을 점차 늘린 후 회사 상장시 지분 가치가 급상승해 차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그룹의 지배구조는 구본무 회장 외 특수관계인이 지주회사인 LG 지분 48.6%, LG상사 지분 27.6%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며 "지주회사 체제에 속해 있지 않으면서도 LG그룹의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향후 지배구조상 조커 역할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