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제작·조제 등 사람이 가진 한계도 극복 ‘눈길’
[뉴스핌=박예슬 기자] 인공지능 ‘알파고’와 인간의 바둑 대결로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의료·제약 현장에서 의사와 약사의 손을 대신하는 의료기기들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7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서초구 코엑스(COEX)에서 열린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에서는 새롭게 시장에 선보이는 기기들이 눈길을 끌었다.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에서 선보인 엔티메디의 '엔티로봇'(왼쪽)과 큐렉소의 '자연분만유도기'. <사진=박예슬 기자> |
그 중 하나는 큐렉소의 ‘자연분만유도기’다. 이번 KIMES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이 기기는 기존 분만 시 의사가 산모의 배를 압박해 출산을 돕는 과정을 대신한다.
출산 예정인 산모가 벨트 형태의 기기를 착용하면 자궁 수축을 감지한 기기가 복부에 압력을 줘 자궁 내압을 증가시킨다.
박람회에 참석한 큐렉소 관계자는 “의사의 손으로 배를 압박하다 보면 힘이 지나치게 들어가 멍이 들기도 하는데 이 기기는 그런 단점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연분만유도기는 미국 등 해외에서 임상을 거쳐 국내에서도 지난 2006년부터 차병원, 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주요 병원에서 다수의 임상을 치른 바 있다. 이후 큐렉소가 한국야쿠르트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국내 출시가 지연됐다가 올해 드디어 국내 시장에 선봬게 됐다.
바로 옆 부스에서는 약 1m 가량의 ‘로봇 팔’이 약품 앰플을 부지런히 옮기고 있었다. 로봇전문업체 엔티메디가 출시한 의료용 로봇 ‘엔티로봇’은 신약 연구개발 과정이나 의료기기 제조 등 다양한 의료 현장에서 사람의 손을 대체할 수 있다.
전시장에는 1개의 로봇 팔만 공개됐지만 양팔형 로봇도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로봇은 약제를 자동 인식하고 측정해 보다 안전화고 정확하게 의약품을 제조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시장에 보급돼 있는 엔티로봇은 올해 국내에서 임상을 거쳐 출시될 예정이다.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보급된 기기들도 눈에 띈다. 대형 약국 등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의약품 조제기기다. ‘ATDPS’는 약국자동화 시스템 전문기업인 제이브이엠이 유일하게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환자가 받아 온 처방전만 입력하면 정제를 분류하고 분배해 포장하고 조제 정보를 약 포장에 인쇄하는 모든 과정을 기계가 대신한다. 약국의 규모나 기능에 따라 크기가 큰 기기부터 상대적으로 작은 기기까지 선택해 적용할 수 있다.
제이브이엠 관계자는 “대형병원 인근 약국에서는 거의 대부분 도입된 상태고 동네 약국에서도 절반 이상 보급되고 있다”며 “약사가 의약품을 정해진 칸에 넣어 두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복약지도 등 본연의 역할에 더 충실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