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이 사건'으로 게임여론 악화..규제 강화 가능성 예의주시
[뉴스핌=이수호 기자] 친부·계모에게 학대를 당해 숨진 故 신원영(7)군 사건으로 모바일 게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게임업계는 새로운 규제가 도입될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계모가 모바일 게임에 수천만의 거액을 쓴 것으로 알려져 게임 중독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업계는 범죄와 게임을 분리해서 봐야한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보건복지부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하는 등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16일 게임업계와 검찰 등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원영이 사건'의 계모는 국내 대표 모바일 RPG 게임업체인 A사의 게임에 중독돼, 약 8개월 동안 아이템 구입에만 약 60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아동이 제대로 식사도 하지 못한 가운데 죽음에 이르렀지만 계모는 수천만원의 게임 아이템을 구매해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계모가 중독됐던 이 게임은 중국업체가 개발을 맡아 지난해 국내에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끈 모바일 액션 RPG 게임이다. 연예인 마케팅을 통해 인지도를 올려 다양한 연령층에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업계는 게임의 폭력성과 계모의 범죄 사이에서 연관성을 찾는 것은 억측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과 이 사건을 묶어서 본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이라며 "모바일 RPG 게임 이용자가 우리나라만 해도 1000만명이 넘을텐데 이들을 모두 게임 중독으로 볼 수 없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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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대형업체 관계자 역시도 "과거 도박 중독과 관련해 웹보드 게임이 규제로 묶여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매출이 급감한 전례가 있다"라며 "그 이후로 외산게임이 대거 진입하고 대형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등 규제 휴우증이 적지 않은데 정부는 각 부처마다 게임에 대한 시각이 달라 업계도 헷갈린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창조경제와 연관지어 지원 정책이 나올 때와는 또 다르게 사건이 터질 때마다 게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않아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9일 미래창조과학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드게임의 월 결제한도 및 베팅한도를 상향하는 '보드게임 규제 완화안'을 3월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웹보드 게임의 1회 베팅 한도를 5만원으로, 월 베팅 한도를 50만원으로 각각 올린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더불어 VR을 비롯해 새로운 기기를 통한 게임 산업 성장을 위해 오는 2018년까지 3년간 총 1850억의 거액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게임을 더이상 규제의 시각으로 보지 않고 창조경제의 마중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반면 사회적인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이를 게임중독과 연관시키는 시각 또한 상당해 정부의 진흥정책과 엇박자를 낸다.
지난달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78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는 게임중독을 질병코드로 분류해서 관리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정신건강 종합대책'이 발표됐다.
그 동안 보건복지부는 '원영이 사건'과 같이 국민적인 사회 이슈가 발생할 때 마다 게임을 중독 유발 물질로 규정하고, 이를 국가에서 통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범죄의 원인 중 하나로 게임 중독이 언급되는 만큼, 이를 치유할 프로그램을 해당 업체들이 돈을 풀어 만들어야한다는 내용이다.
담당부처인 문체부와 복지부가 상반된 시각으로 게임을 바라보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청소년 게임 중독을 사회문제로 부각시키면서 심야시간대에 이용을 못하는 셧다운제 등 다양한 규제가 생겼다"라며 "범죄의 사회적 원인을 찾기보다 만만한 게임에 규제를 가하려는 정부의 행태로 인해 중국 등 해외자본으로부터 충분한 대처를 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달 중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관리하기 위해 질병코드 신설을 추진 중이다. 코드가 신설되면 게임업체들에게 연간 1000억원의 부담금이 부과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는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안'을 기준으로 인터넷 게임 관련 기업들에게 연간 매출액의 1% 이하 범위에서 인터넷게임중독치유부담금을 부과·징수토록 한 규정에 근거한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