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준전세 전년比 51% 증가..전세난에 세입자 주거부담 확대
[편집자] 이 기사는 03월 14일 오후 3시4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이동훈 기자] 주택 전세계약에서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받는 ‘준전세’ 거래가 크게 늘고 있다.
은행 이자율이 1%대에 머물자 집주인들이 전세금 일부를 월세로 받길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셋집이 크게 부족하다보니 준전세로 집을 내놔도 계약은 쉽게 이뤄지고 있다.
일부 세입자들은 먼저 준전셋집을 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집 매맷값과 전셋값 격차가 크게 줄어들자 자칫 전세 보증금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에 따라 월세시장 확대와 더불어 앞으로 준전세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4일 부동산 업계 및 서울시 부동산 거래정보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지역 아파트 준전세 거래량은 3585건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년동기(2366건)와 비교해 51% 늘었고 전달과 비교해도 47% 증가했다.
준전세는 월세의 240개월치가 보증금을 넘지 않는 임대차 계약을 말한다. 예컨대 전세 보증금이 2억원이라면 월세가 83만원을 넘지 않으면 준전세에 해당된다.
아파트 준전세 한달 거래량이 3000건을 넘어선 건 지난 2010년 서울시가 거래량을 집계한 이후 처음이다. 지금까지 최대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기록한 2430건이다.
특히 전셋값이 높은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구)에서 준전세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송파구는 지난 2월 436건이 거래돼 작년동기(220건)와 비교해 98.1% 증가했다. 서초구와 강남구는 각각 273건에서 339건으로 395건에서 515건으로 확대됐다.
이렇다 보니 전세주택에서 준전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지난달 아파트 전세 거래는 총 1만1168건으로 준전세 비중은 32.1%다. 이 또한 사상 가장 높은 비중이다. 작년 2월에는 전세 거래 1만3270건 중 준전세(2366건) 비중이 17.8%에 그쳤다.
이같은 준전세의 확대는 저금리 때문으로 분석된다. 은행권 예적금 이자율이 1~2%에 머물자 집주인들이 전세매물을 준전세 및 월세로 돌리는 것. 목돈을 받아 은행에 넣어봤자 수익률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0년 전 연 6%대 이자율을 적용하면 2억원의 경우 세금을 포함하지 않은 연 이자수익은 1200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지금은 전셋값이 5억원이라해도 연 2%대 이자를 적용하면 1000만원의 연수익을 얻는데 머문다.
전세값 고공행진에 되레 준전세를 선호하는 세입자도 늘고 있다. 전셋값이 집값의 80~90%까지 솟아오르자 자칫 전셋집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보증금을 떼일 가능성이 커져서다.
서초구 서초동 현지 수정공인 이준영 사장은 “전세매물 100건 중 순수한 전세는 10개 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최근 준전세 비중이 확산되고 있다”며 “전셋값이 지난 2년새 최고 1억 넘게 뛰자 세입자들이 준전세 주택을 먼저 찾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앞으로 준전세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어서 세입자들은 주거비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주택시장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져 당장 내 집을 마련하기보단 준전세로 눌러앉는 현상도 예상된다.
리얼투데이 양지영 팀장은 “저금리에 집주인들은 순수 전세를 꺼리다보니 최근 전세거래 3건 중 1건이 준전세 거래일 정도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집값 불안과 저금리 지속 등으로 준전세 비중은 더욱 늘어날 공산이 커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은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