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글로리데이'에서 지공을 열연한 배우 류준열 <사진=보리픽쳐스> |
[뉴스핌=장주연 기자] 지난겨울, 쌍문동을 넘어 전국 방방곡곡 여심을 사로잡았던 류준열이 돌아왔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큰 사랑을 받았던 배우 류준열이 차기작 ‘글로리데이’를 들고 극장가를 찾았다. 앞서 ‘로봇, 소리’와 ‘섬. 사라진 사람들’이 개봉하긴 했지만, 주연작으로 치면 ‘응답하라 1988’ 이후 선보이는 첫 작품이다.
극중 류준열이 맡은 역할은 지공. 어른으로서의 자유를 누리고 싶지만 잔소리 많고 간섭 심한 엄마 덕에 강제 재수 중인 캐릭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응답하라 1988’ 방영 전에 이 영화가 개봉했다면 아마 류준열은 ‘비호감’ 배우로 낙인찍혔을 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이는 긍정적인 의미의 ‘칭찬’이다. 쌍문동 훈남 정환은 세상에서 가장 치졸하고 비겁한 청춘(하지만 그리하여 현실적인)을 연기한다.
제 마음 하나 내뱉지 못하던 순수했던 입으로 거짓 자백을 하고 덕선이를 지켜주던 팔로 친구를 내친다. 그야말로 ‘응답하라 1988’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 물론 배우라면 누구나 상반된 캐릭터를 오가기 마련이지만, 출연작이 그리 많지 않은 그가 이렇게 완벽한 연기를 펼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배우 류준열이 출연한 영화 '소셜포비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글로리데이' 스틸컷 <사진=KAFA FILMS·CJ E&M, 보리픽쳐스> |
하지만 류준열은 예상을 깨고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역할인 마냥 지공을 깔끔하게 소화했다. 더욱이 극 초반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하던 지공과 일련의 사건을 겪은 후 흔들리는 지공의 감정 변화를 촘촘하게 그려내며 배우로서 역량을 발휘했다.
‘응답하라 1988’의 후광이 없었다고 해도 확실히 눈에 띈다. 특히 특유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는 이번에도 관객의 시선을 단번에 앗아간다.
무엇보다 데뷔작 ‘소셜포비아’ BJ양게가 정환이 되고 정환이 지공이 되는, 접점 없는 캐릭터를 오가는 능력을 또 한 번 보여줌으로써 그는 배우 류준열에 대한 가치를 스스로 끌어 올렸다. 그리고 이게 바로 류준열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