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브랜드 이미지와 연관될까 우려…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
[뉴스핌=함지현 기자]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과 관련한 검찰에 고발장이 잇따라 접수되고 있어 관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환경보건시민센터 및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은 옥시레킷벤키저와 애경,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제조·유통업체를 서울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오는 14일에는 이마트, 15일 GS수퍼마켓, 16일 코스트코에 대한 추가고발도 계획하고 있다.
시민센터와 피해자가족모임에서는 옥시레킷벤키저가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을 판매했다고 주장하고 중이다. 애경은 가습기살균제 '가습기메이트'로 두번째로 많은 피해자를 유발했고,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도 가습기 살균제 PB(자체상품)제품을 내놨다.
<사진=환경보건시민센터> |
시민센터 및 피해자가족들은 2015년 4월까지 정부의 1·2차조사에서 사망자 143명을 비롯한 530명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그해 12월말까지 환경부에 접수된 3차 피해 신고자와 올해 1월 한 달 동안 환경보건시민센터에 접수된 추가 피해 신고자(954명, 사망자 83명)를 더하면 지금까지 총 사망자는 226명, 피해자는 1484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피해가 발생한 데에는 해당 기업들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서울지방검찰청에는 가습기살균제피해 특별수사팀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우선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을 판매한 '옥시레킷벤키저'의 전현직 임원 29명을 고발했다. 옥시레킷벤키저사에 의한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 226명의 약 80%인 180여명이고, 피해자도 1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두번째로 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것으로 알려진 애경의 경우에는 정부 동물실험에서 독성 확인이 안돼 경찰기소에서 제외됐었다. 하지만 애경의 가습기살균제 '가습기메이트'만을 사용하다가 사망하거나, 호흡곤란이 심해져 목에 구멍을 내 산소호흡기로 호흡해야 하는 4세 여아가 발생하는 등 피해사례가 나타나자 위해성 평가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애경은 대부분의 국내 유통업체가 PB제품을 판매만 한 것과 달리 직접 제조까지 담당했다. 애경은 이마트의 가습기살균제 PB상품인 '이플러스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해 공급한 바 있다. 애경이 판매한 가습기메이트와 애경이 제조해 이마트가 판매한 이플러스 가습기살균제 두 제품의 사용 피해자는 총 380명이며, 이 중 사망자가 54명인 것으로 이들은 보고있다.
이번 고발전에 엮이게 된 업체들은 시민센터와 피해자 가족모임 활동의 정당성은 인정하면서도 일부 제품에서 비롯된 이같은 문제가 전체 기업의 브랜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은 내비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민단체나 피해자 가족들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하고자 하는 정당한 활동이기 때문에 우리가 따로 말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업체 입장에서 보면 긍정적인 주제가 아닌데다 한 제품의 문제가 우리 전체의 문제처럼 될 수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의 관계자는 "이미 검찰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만큼 성실히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