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리뷰] 빅뱅, 새 것이 없어도 최고의 클래스…10주년 콘서트 '2016년도 빅뱅의 해' 예약
[뉴스핌=양진영 기자] YG(와이지엔터테인먼트) 빅뱅이 때론 미치광이로, 못난이로, 더없이 카리스마 넘치는 남자로 팬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 10주년 콘서트라는 깜짝 선물로 그간의 갈증도 시원하게 풀었다.
빅뱅은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16 빅뱅 월드 투어 MADE FINAL IN SOEUL 마지막 공연을 열고 한국 아티스트 사상 최대 규모 투어를 마무리했다. 이 공연은 지난 10개월 간의 전세계 투어를 끝맺는 자리로 지난 4일부터 3일에 걸쳐 앵콜에서만 3만 9천여 팬들을 끌어모았다.
빅뱅 공연의 묘미는 여전했다. 10년차를 맞은 다섯 멤버는 더 새로울 것이 없어도 계속해서 팬들을 춤추게 했다. 특히 지난 4월말 이후 'MADE' 싱글 시리즈를 발표해온 빅뱅의 1년간의 곡들을 모두 만날 수 있었다. 오랜만인 빅뱅 특유의 집중력 넘치는 무대는 이번 콘서트만을 위한 신곡이 없어도 앵콜 콘서트를 더없이 특별하게 했다.
이날 빅뱅은 지난해 발표한 곡 '뱅뱅뱅'과 '루저', 'IF YOU', '맨정신', '베베', 'WE LIKE 2 PARTY'를 비롯해 그간 많은 사랑을 받았던 '투나잇', ''하루하루' 'BLUE', 'BAD BOY', '판타스틱 베이비' 등의 무대를 꾸몄다. 멤버들의 솔로곡 '눈, 코, 입', '스트롱 베이비', '삐딱하게', '날개', 유닛 곡 '쩔어'와 'GOOD BOY'까지 총 19곡의 셋리스트를 소화했다.
◆ 미친 사람과 못난이 사이 '잘난' 다섯 남자, 원한다면 무엇이든 보여준다
오프닝 무대의 첫 곡은 지난해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빅뱅의 시그니처곡 'BANG BANG BANG(뱅뱅뱅)'이었다. 빅뱅 다섯 멤버는 올라이브 밴드 라이브 연주와 함께 재편곡 된 '뱅뱅뱅'과 함께 공중 무대에서 등장했다. 예열돼 온 객석의 흥분과 함께 무대의 열기는 그야말로 체조경기장을 페스티발 현장으로 바꿔 놓았다. 멤버들은 깔끔한 검은 정장으로 절제된 카리스마 속에서도 그간 아껴온 끼를 감추지 않고 터뜨렸다.
이어 과거 활동곡 'TONIGHT(투나잇)'과 'STUPID LIAR(스투피드라이어)로 한껏 들뜬 팬들을 한번 더 흥에 취하게 했다. 다음은 '거짓말'의 인기를 연착륙시켜준 곡 '하루하루'. 무대 가운데 의자에 앉은 멤버들은 완전히 다른 버전의 어쿠스틱 재편곡을 선보였고 애절한 감성을 극대화시켰다.
지난해 'MADE' 시리즈의 첫 곡을 상당한 충격을 안겼던 'LOSER(루저)'도 인상깊었다. 처음 공개하던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5명의 못난이들의 장면을 담은 VCR이 나오고, 그때의 감동과 공감을 그대로 재현했다. 여러 개의 거울을 교차로 무대 위에 올려 스스로를 '루저'라고 칭하는 못난 마음을 표현했다. 멤버들의 자전적인 내용을 담은 듯한 솔직한 가사는 힘든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줫고 큰 사랑을 받았다. 빅뱅만의 감성 명곡 'BLUE(블루)' 역시 마찬가지였다.
승리는 "2015년부터 MADE 월드 투어를 시작해 150만명의 팬들을 만나 공연하고 돌아왔다. 한국에 계신 팬들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했고 태양은 "어떤 곳보다도 우리 집이고 고향인 한국, 서울이 가장 그립다"면서 "우리 빅뱅도 우리의 모든 에너지를 오늘 하루를 위해 다 쓰고 가겠다. 사랑합니다"라고 반가운 인사를 했다. 지드래곤은 "오늘 여기 와서 보니 한국 여자 분들이 제일 예쁘다. 설레고 잘보이고 싶다"고 진심을 드러냈다.
무반주로 팬들과 함께 떼창으로 시작해 그루브하게 마무리한 'BAD BOY(베드보이)'로 본격 쇼의 시작을 알린 이들은 'IF YOU(이프유)'로 한번 더 분위기를 바꿨다. 스탠드 마이크 앞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탑이 첫 소절을 시작하고 승리가 그 바통을 받아 멜로디를 쌓아갔다. 방송 무대를 포함해 거의 공개된 적이 없었던 'IF YOU'의 무대를 직관(직접 관람)할 수 있다는 데에서 팬들은 충분함 감동을 느꼈고, 그들의 슬픔과 교감했다.
솔로와 유닛, 단체 팀의 무대를 전 멤버가 꽉 채워 빛낼 수 있는 유일한 팀. 긴 투어와 팀 활동 속에 새로운 신곡을 자주 선보이지 못했지만 멤버들 각각은 최선의 무대를 선사했다. 승리의 'STRONG BABY(스트롱베이비), 대성의 '날개'를 거쳐, 탑의 'DOOM DADA(둠다다)' 무대에서는 광끼 어린 그의 속사포 랩에 팬들이 끝없이 함성을 질렀다. 태양은 명곡 '눈, 코, 입'을 통해 최고의 감동을 선사했다.
GD&TOP(지디앤탑)의 '쩔어'는 지난해 공개된 MADE 시리즈 8곡 중 유일한 유닛 활동 곡으로 팬들은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낙서가 가득한 팝아트 스타일의 롱코트로 유니크한 카리스마를 가득 드러낸 둘은 가요계 유일한 랩 듀오로 정체성을 보여줬다. GD&X태양의 'GOOD BOY(굿보이)'도 발표한지 2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트렌디하게 느껴지는 빅뱅의 스타일리시한 음악을 한번 더 실감하게 했다. 마지막 솔로 무대 지드래곤의 '삐딱하게'에서는 당사자와 팬들이 다 쏟아부은 에너지로 경기장이 가득 찼다.
'맨정신' 역시 한국 콘서트 무대에서는 최초 공개였다. 대성의 파워풀한 드럼 연주로 아주 색다른 시작을 알린 뒤, 멤버들은 미친놈 같은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을 담은 '맨정신'이라는 가사와 어울리게 혼신의 힘을 다해 '돌아버린 듯한 느낌을 표현했다. 특히 지드래곤이 머리에 쓰고 나온 에스키모를 연상시키는 흰 털 모자는 제대로 시선을 강탈했다. 가히 적수 없는 패셔니스타다웠다. 지드래곤이 승리의한 쪽 다리를 붙잡고 매달리는가 하면 태양은 바닥에 드러누워 '미친광이'들의 공연을 절정으로 이끌어갔다.
◆ 막내 승리의 '형들 몰이'+10주년 콘서트 선물, 뜨거운 오프닝보다 아름다운 피날레
'루저'와 함께 대박을 터뜨렸던 일명 '떡타령'인 'BAE BAE(베베)' 무대에선 팬들보다 멤버들이 더 감동했다. 이 무대엣 10개월간 빅뱅을 기다린 팬들은 '빅뱅은 나의 에브리띵'이라는 피켓을 모두 들고 이벤트를 해줬다.
태양은 "메이드 투어 마지막 콘서트라는게 믿고 싶지 않을 정도로 기분이 좋다. MADE 시리즈를 통해 한국에팬들과 전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한곡 한곡 많은 사랑을 받았다. 10년이 지났는데 그래도 빛날 수 있다는 걸 여러분들이 증명해주신 것 같다"고 했다. 또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도 사랑받는 건 이곳에서 여러분과 해온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저흰 굉장히 축복받은 사내들이다"면서 "어떤 음악을 하고 어떤 무대를 하든지 응원해주시고 저희 모습 그대로 사랑해주신다는 걸 더욱 몸소 느끼고 있다. 오랫동안 빅뱅은 멋진 음악으로 무대로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런 태양에게 승리는 "분노의 사랑한다 한 번 해주세요"라면서 "사랑한다! 이X!"라고 먼저 시범을 보여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태양은 곤란한 듯 "왜 이런걸 시키냐"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과 표정으로 "사랑한다고!! 내가 널!!!!"이라고 외치며 팬들의 발을 동동 구르게 했다.
대성은 "4월 말에 시작해서 투어가 오늘 끝났다. 멤버들 다치지 않고 무사히 다녀올 수 있게 돼서 다행이다. 첫 월드투어 땐 감격스러움이 컸다면 이번엔 왠지 뭔가 다시 안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좀 더 이 순간들을 최대한 기억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여러분들 덕이다"면서 "젊은피들의 러시에도 10년간 경주마처럼 저희만 바라봐 주셔서 감사하다. 눈은 항상 새로운 것을 좇고 귀와 가슴은 결국 익숙한 곳으로 돌아간다. 여러분의 눈과 귀와 마음을 사로잡는 남자가 계속해서 되겠다"고 여전히 더 나은 10년, 20년을 위한 각오를 드러냈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는 빅뱅 콘서트 전문 MC 승리는 대성에게 "경주마 한번 보여달라. 옆을 봐선 안된다. 앞만 보고 달리는 거다"라고 말했고, 대성은 흔쾌히 무대 양쪽 끝에서 끝으로 말처럼 달리며 아낌없이 망가졌다. 팬들을 향한 일편단심을 표현하기엔 제격인 퍼포먼스였다.
탑은 "승리가 형들을 별 걸 다 시킨다"고 진땀을 빼며 긴장을 했다. 그는 "한국에 오면 익숙한 얼굴도 만나고 집에 가서 잘 수 있다는 게 너무 기분이 좋았다. 10년이 돼 가면서 19살 때 여러분들 앞에 처음 섰는데 이제 30살 됐다. 그동안 때론 지치기도 하고 여러분들이 힘들 때 버틸 수 있게 해주셨다. 그간 해온 음악이나 표현들보다 여러분들의 웃는 얼굴이 죽을 때까지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10년간 배우고 느낀 것도 많다. 20년 30년 후의 빅뱅이 얼마나 발전할까 기대도 되고 모두가 지금보다 더 성장해나가고 발전해 나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스스로 '눈빛으로 10년 먹고 살아온' 탑은 정색한 채로 손하트를 날리며 팬들을 자지러지게 했다. 이어지는 댄스 요청에 그는 팝핀과 그루브, 코믹 댄스를 오가는 춤을 아낌없이 보여줬고 태양은 "생각해보면 탑 형이 10년 전에는 이렇게 춤을 못춰었다"고 말하며 웃음을 더했다.
지드래곤은 "3일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겟다. 한국 팬들을 만나고 이 자리에 설 때면 가장 가까운 사이인데도 멀어진 듯한 기분이 들어서 마음이 무겁기도 했다. 역시나 이렇게 만나서 시간 보내니까 이 순간만큼은 행복하고 기분이 정말 좋다. 공연이 힘들기도 하지만 여러분들이 응원해주시고 보내주시는 사랑이 에너지를 준다. 어떻게 시간이 지나가는지 모르겠고 오히려 끝난 후엔 에너지를 받은 것 같기도 하다"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10년 동안 사실 좋은 날만 있었던 건 아니다. 항상 여러분이 그 자리 그 곳에서 기다려주고 지켜주시고 사랑을 보내주셔서 모든 게 가능했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여러분이 우릴 원하는 한 계속해서 노래하고 춤추고 더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 10주년이 우리에게도 중요한 날이지만 앞으로 만날 날들이 더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같이 나이들면서 여기서 웃으면서 노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마무리했다.
승리는 또 팬들이 가장 기뻐할 만한 소식을 도맡아 전하며 MC이자 막내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는 "기뻐할 만한 소식을 알려드리고 싶다. YG 직원 분들과 공연 전에 미팅 했다. 그 결과 올해 여름 이곳 대한민국에서 빅뱅 1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고 빅뱅의 10주년 콘서트 혹은 페스티벌을 예곻ㅆ다.
태양은 "10주년 콘서트를 기가 막히게 재밌게 하루 종일 페스티벌로 만들 예정이다. 친구들 다 데려오시라"고 했고 승리도 "더 넓고 크고 바람도 싱싱 부는 데서 만날 예정이다"고 10주년 콘서트를 기대했다. 이어 MC로서 아쉬웠던 한을 풀기 위해 승리는 트월킹 댄스에 비욘세의 '싱글레이디' 댄스를 선보이며 끝까지 재간둥이 역할을 자처했다.
'FANTASTIC BABY(판타스틱베이비)'와 'WE LIKE 2 PARTY(위라잌투파티)'로 마무리된 빅뱅의 공연은 새로운 것이 없이도 빛났다. MADE 투어의 피날레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지난 1년간 발표한 모든 곡을 만날 수 있었지만 신곡 소식이 없이도 10주년 콘서트로 팬들의 마음을 달래줬다. 10년을 함께해온 팬들이 원한다면 망가지고, 미치고, 못난이도 되는 다섯 남자의 기분좋은 축제였다.
한편 빅뱅의 'MADE' 투어는 빅뱅은 지난 2012년 첫 월드 투어 'ALIVE TOUR' 이후 3년 만에 이뤄졌으며 중국, 일본, 태국, 싱가폴 등 아시아, 미국, 멕시코, 캐나다 등 북미, 오세아니아 투어를 포함해 13개국 32개 도시 66회 공연으로 15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4-6일 서울 피날레 공연으로 투어를 마무리한 빅뱅은 지난 9월부터 발매를 미뤄온 정규 앨범 작업에 매진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YG엔터테인먼트]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