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6 디젤 엔진의 탁월한 질감…고속에서 뒤뚱거리는 승차감은 흠
[뉴스핌=김기락 기자] 기아자동차 ‘더뉴 모하비’는 정통 SUV의 기준이 되는 프레임보디를 기반으로 만든 온로드 SUV다. 주행 시 튼튼하다는 안도감과 함께 강력한 엔진 성능이 인상적이다.
더뉴 모하비 시승은 지난달 23일 경기도 일산 엠블호텔에서 자유로를 타고 임진강을 다녀오는 총 13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임진강 한켠에 마련된 비포장도로에서 더뉴 모하비는 ‘돌쇠’와 같은 주파력을 과시했다.
더뉴 모하비의 가장 큰 특징은 더 높아진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유로6 디젤 엔진을 적용했다는 점. 또 최고급 SUV에 걸맞은 편의·안전사양을 대거 갖췄다는 점이다.
더뉴 모하비의 탑재된 유로6 디젤 V6 3.0 엔진은 현대·기아차를 통틀어 더뉴 모하비에만 장착되는 ‘특급’ 엔진이다. 더뉴 모하비가 기아차 쏘렌토와 현대차 싼타페 등 중형 SUV와 차별되는 이유 중 하나다.
V6 엔진이 주는 질감은 탁월하다. 더뉴 모하비는 엠블호텔에서 벗어나 자유로에 진입하자, 진가를 드러냈다. 개선된 엔진은 가속 시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다. 디젤 특유의 거친 소리가 안 들려 고급성을 더하고 있다.
속도감이 없으니 속도계 바늘은 마구 올라갔다. 시승 당일 원활한 교통 상황 덕에 세단 못지 않은 성능을 재확인했다. 시속 140km 정도에서 바람 가르는 풍절음이 실내로 유입되지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다. 공기저항이 심한 더뉴 모하비의 네모반듯한 디자인을 생각한다면...
더뉴 모하비는 최고출력 260마력/3800rpm, 최대토크 57.1kg·m/1500~3000rpm의 힘을 낸다. 이는 수치상 BMW X5의 최고출력 258마력/4000rpm, 최대토크 57.1kg·m/1500~3000rpm에 견줄 만하다. 기술적으로는 독일차에 가까워졌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다.
더뉴 모하비<사진=기아차> |
강력한 동력 성능답게 탄탄한 승차감을 기대했으나 무른 느낌이 여전했다. 중저속에서는 괜찮았지만, 고속에 이를수록 조종성 저하에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차선 변경 시 뒤뚱거리며 다소 불안했다. 엔진 성능이 높은 만큼, 운동 성능도 개선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임진강 자갈뜰에서 더뉴 모하비의 험로 주파력은 대단했다. 크고 작은 자갈길과 비포장도로를 너무 싱겁게 통과했기 때문이다. 시승차의 상시 4륜구동 방식 덕에 수박 만한 크기의 돌무더기를 넘어서는 데도 거침없었다.
이는 온로드 SUV이면서 오프로드 SUV도 지향하겠다는 기아차의 속내가 읽히는 대목이다.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 ▲후측방 경보시스템(BSD)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시스템(AVM) 등 편의·안전 사양을 갖췄다. SUV에 특화된 사양을 더 갖춘다면 더뉴 모하비의 ‘색깔’을 분명히 하는 데 도움될 것 같다.
기아차는 올해 더뉴 모하비를 국내 1만5000대 판매할 방침이다. 지난달 22일 기준, 총 5700대 계약됐다. 이 가운데 4륜구동 선택율이 98%로 압도적이다. 더뉴 모하비 판매 가격은 4025만~4680만원이다. 복합 공인 연비는 10.3km/ℓ로, 2톤이 넘는 거구 탓에 실제 연비는 6~8km/ℓ를 오갔다.
보다 여유로운 주행 성능을 원하는 SUV 소비자라면 더뉴 모하비가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