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투+NH 통합 후 자격 획득 불구 당국 전략수정에 '발동동'
[뉴스핌=강효은 기자] NH투자증권의 올해 중점 추진과제인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가 금융당국의 규제완화(?) 정책에 발 묶여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14년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과의 인수합병(M&A) 당시 헤지펀드 운용이 가능한 라이센스 자격을 우선적으로 부여받았으나 지난해 말 당국이 금융투자업 경쟁력 강화 추진방안의 일환으로 전 증권사에 헤지펀드 운용을 허용키로 하면서 되레 발목이 잡혔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이 진행 중인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간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세부등록 요건 관련 가이드라인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다. 업계에선 올 초 당국 발표를 기대했으나 증권사 및 운용사들의 의견수렴 및 인가 업무 과중 등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것.
이동훈 NH투자증권 헤지펀드추진본부장(프랍트레이딩본부장)은 "전 증권사 허용 방침과 관계없이 우투와의 합병 당시 합병중점추진 과제 중 하나가 헤지펀드 신규 진출이었다"면서 "그런데 금융위가 작년 10월 전략을 수정하면서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헤지펀드 운용팀은 회사 자본금으로 운용은 하고 있지만 등록을 못해 자본금 운용만 하고 외부자금은 못 받고 있다"고 답답함을 전했다.
NH투자증권은 당초 지난해 10월 이사회를 거쳐 금감원에 운용업 등록을 신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금융위가 전략을 수정하면서 새 가이드라인을 기다리는 상황이 됐다.
애초 NH투자증권은 초기 목표 설정금액 3000억원 규모로 헤지펀드를 출범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기존 프랍트레이딩부서를 둘로 나눠 헤지펀드 운용과 자본금 운용팀으로 나눴다. 현재는 등록을 못하고 있어 자기자본으로만 수익을 내고 있다.
앞서 지난 2013년 금융위원회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완화, 개인연금신탁, 사모펀드 운용 등의 내용을 담은 증권사 M&A 촉진방안을 내놨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이 우리투자증권과 통합하면서 촉진방안에 따른 인센티브의 일환으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업을 영위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 것.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H는 먼저할 수 있게 돼 자체 본부까지 만들어 가장 적극 나섰던 상황"이라며 "금융위에서 인가팀까지 이달 꾸렸으니 앞으로 속도가 나지 않겠냐. 당국 입장에서도 규제완화한다고 해놓고 계속 미뤄지면 문제가 될 수가 있으니 시행령 작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을 뺀 다른 증권사들은 대체로 조용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헤지펀드 관련해서 TF나 부서가 꾸려진 단계는 아니며, 현재 헤지펀드의 큰 틀안에서 검토중이다. 아직까지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 역시 "아직까지 가이드라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으로 뭔가가 진척되고 있거나 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실 관계자는 "증권사 뿐 아니라 운용사 의견도 수렴해야 하고 여러가지 검토할 게 많다"며 "증권사와 운용사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구조로 최대한 잘 반영해 올해 1분기 내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강효은 기자 (heun2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