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A 동결 여건 조성…원화는 위안화 '대리(proxy)' 통화"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헤지펀드와 대형 투기세력들 사이에서 호주달러 강세 전환 전망이 대세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반면 우리나라 원화는 지속적인 하락 압력을 마주할 것이란 관측이 함께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22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자료를 인용, 지난 16일까지 일주일 동안 호주달러 매수가 매도 포지션보다 2807계약 많아 작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순매수 포지션으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호주달러는 호주 노동시장 회복세로 호주중앙은행(RBA)이 9개월간 이어졌던 동결기조를 좀 더 지속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씨티그룹은 리스크 선호심리 개선과 함께 이번 주 열리는 G20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글로벌 성장 촉진을 위한 공조와 관련한 신호가 나올 경우에도 호주달러가 지지를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달러에 대한 호주달러 환율은 지난달 15일 68.27센트로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를 찍은 뒤 이날 71.74센트까지 반등했다.
미 달러 대비 호주달러 환율 1년 추이 <출처=블룸버그> |
맥쿼리 외환전략가 가레스 베리는 "헤지펀드들이 더 이상 호주달러 약세 입장이 아니며 일부는 공격적 매수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씨티그룹 외환전략가 토드 엘머는 중기적으로는 호주달러가 아시아 경기 둔화에 계속적으로 취약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평가했다.
반면 대한민국 원화의 경우 수출 급감으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재개로 인한 추가 약세 가능성까지 더해진 탓에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관련 지정학리스크 고조와 한은의 금리인하 가능성으로 이달 원화는 주요 통화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데, 지난 19일 원/달러 환율은 1234.01원까지 오르며 5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JP모간 신흥시장 아시아 외환담당 전략팀장 조나단 캐버나는 "아시아 신흥통화에 비해 원화와 위안화의 상관관계가 높아 원화가 위안화 숏베팅의 대리통화(proxy)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JP모간은 올 연말 원/달러 환율은 1295원으로 5% 정도 더 오를(원화 약세)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달 위안화가 1%의 랠리를 보이고 있음에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위안화 약세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맥쿼리 전략가 베리는 최근 호주달러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원화와 같은 다른 통화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위안화가 다시 약세를 보였을 때 호주달러 하락세가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시간 기준 23일 오전 9시20분 현재 미 달러 대비 호주달러 환율은 72.41센트로 전날보다 0.26% 오르고(호주달러 강세) 있으며, 원/달러 환율은 1227.10원으로 0.33% 상승(원화 약세) 중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