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0원대 목전에서 외환당국 구두개입..."추가상승"
[뉴스핌=허정인 기자] 달러/원 환율이 3거래일 연속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만 1240원대 진입을 앞두고 당국의 구두개입이 나와 상승폭이 축소됐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장 대비 7.0원 오른 1234.4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1230원대를 넘어선 것은 2010년 6월 11일(1246.1원) 이후 5년 8개월 만이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장중 1239.0원까지 치솟기도했다.
황건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과 홍승제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이날 공동입장을 통해 "최근 달러/원 환율의 움직임과 변동성이 과도하다고 생각하며 시장 내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나친 쏠림에 대응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고 이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선 것은 지난 2014년 7월 2일 이후 약 1년7개월 만이다.
당국의 구두개입 이후 달러/원 환율은 하락 반전하면서 1228원 선까지 떨어졌으나 일시적 하락 이후 다시 상승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컸다. 오바마 대통령이 고강도 대북 제제 법안에 서명하면서 북한리스크, 한-중 교역마찰 리스크가 대두됐다.
국제금융 불안도 달러화 강세 요인이 됐다. 유럽중앙은행은 1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 경제 하방 리스크를 거론하는 등 추가 부양책 가능성은 재확인시켜줌으로써 달러화 강세에 힘을 실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에 반대해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된 것 또한 한 몫했다.
신흥국 통화 중에서 유독 원화가 크게 흔들린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초부터 전날까지 원화가치는 미 달러 대비 4.45% 평가절하됐다. 같은 기간 러시아 루블화가 4.0%, 호주 달러가 1.93% 절하된 데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다른 아시아 통화인 싱가포르달러, 위안화와 링깃화 등은 오히려 강세를 보인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원화 약세의 영향으로 엔/원 재정환율도 1091.67원으로 전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14.13원 올랐다. 엔/원 환율이 1090원대까지 오른 것은 2013년 10월 25일(1095.39원)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끝나지 않았고 유가가 추가로 하락할 여지가 있다"며 "달러/원 환율이 1265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