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보다 더 많은 적자예상...이동걸 회장 "과거 부실 털고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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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노희준 기자] 산업은행이 지난해 1조5000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에 이은 2년 만의 '실적 쇼크'다. STX조선해양 등 부실 기업에 대한 충당금(대출 미회수에 대비한 자금)과 정상기업이긴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투자손실이 크게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자료=산업은행 별도 감사보고서>, 2015년 순이익은 추정치 |
17일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결산이 아직 진행중이지만, 산은이 구조조정 이슈로 꽤 많은 적자가 났다"고 말했다. 적자 규모는 지난 2013년 적자보다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2013년 STX그룹이 부실해지면서 별도기준으로 1조447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로써 홍기택 전 회장은 재임 3년(2013년4월~2016년2월)동안 두번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불명예를 안게 될 전망이다. 홍 전 회장은 작년 초 순익목표로 1000억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210억의 순익을 거둔 산은의 대규모 손실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구조조정 기업이 여럿이긴 하지만, 제일 큰 영향은 STX조선과 대우조선해양일 것"이라며 "STX조선은 대출금 문제이지만, 대우조선은 투자주식의 감액분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산업은행 충당금 규모는 농협은행이나 과거 사례를 볼 때 수조원으로 추정된다. 산은은 지난해 9월말 기준 STX조선 여신(2조1600억원)을 '요주의'로 분류하고 있었는데, STX조선의 경영정상화 평가를 위한 실사를 하면서, 건전성 분류와 충당금 적립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STX조선해양으로 실적이 발목잡힌 농협은행도 비슷한 이유로 지난해 1조2800억의 대손충당금을 인식했다. 산은이 2013년 실적쇼크를 당했을 당시 충당금은 1조7731억원으로 2012년도에 견줘 9900억 이상을 늘었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정상기업이라 산은은 건전성 분류를 대부분 ‘정상’으로 해놓아 충당금 여파는 없다. 하지만, ‘회계절벽’ 이슈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감액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감액손실이란 유가증권의 회수가능액이 취득원가(장부가)보다 작을 때 그 차액을 인식하는 것이다.
2014년말 기준 산은의 대우조선해양 장부가는 1조521억원이다. 회수가능액은 시장가 하락 등을 반영해서 산출하는데, 대우조선해양 주식은 2014년말과 지난해말을 비교하면 70% 이상 주가가 하락해 큰 손상차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금감원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은 산은의 관계기업이라, 일반적인 주식 보유처럼 시장가치 하락분이 그대로 감액손실로 이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특히 지난해 회계연도에 빅배스(과거 부실을 특정 회계연도에 다 반영)에 가깝게 부실을 털어내려고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신임 회장 취임을 계기로 새출발을 하겠다는 얘기다. 또다른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산은은 이번에 가능하면 털건 털고 가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마지막 확정 단계에 들어가 있는데, 적자는 확실하다"며 "구조조정 이슈가 끊임없이 있었고 경기도 하강했으니 적자는 많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