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진-하산 프로젝트 잠정중단...농심 "시범운행이라 손실 없다"
[뉴스핌=박예슬 기자]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하는 등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에 들어서면서 개성공단 입주업체 외에도 ‘불똥’을 맞은 업체들이 나타나고 있다. 백두산 생수를 신사업으로 밀고 있는 농심도 장기적으로 운송비 절감의 측면에서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연변에 백두산 생수인 ‘백산수’ 공장을 운영하며 현지 판매 및 국내 물량을 생산하고 있는 농심은 지난해 12월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연변에서 생산된 백산수를 국내로 이송하는 이동경로를 선보인 바 있다. 북한 나진항을 이용해 운송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인다는 것이 골자다.
정부가 개성공단 운영 전면 중단을 발표해 철수작업이 시작된 지난 11일 입경한 개성공단 화물차들이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를 건너 남측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러시아산 지하자원을 러시아 극동지역인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km 구간의 철도로 운송한 뒤 나진항에서 화물선을 통해 국내 항구로 가져오는 복합 물류 사업이다. 지난 2013년 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 추진되기 시작했다.
이후 현대상선, 포스코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총 3차의 시범사업을 거쳐 이 프로젝트의 시행 가능성 등을 테스트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실시된 3차 시범사업에서는 농심의 백산수가 나진항을 통해 국내로 운송됐다.
현재 백산수는 이 나진항을 통한 루트를 사용하지 않고 생산공장인 연변에서 육로를 통해 중국 다롄항을 거쳐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 총 거리는 연변 공장에서 다롄항까지 1000km에다가 여기서 국내로 들어오기 위해 평택항(600km) 혹은 부산항(1000km) 까지 추가로 이동하기 때문에 총 거리가 1600~2000km에 달한다.
반면 중국을 거치지 않고 연변 공장에서 바로 북한 나진항을 통해 국내로 들여올 경우 공장에서 나진항까지 약 250km, 부산항까지 950km 정도로 총 1200k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운송 시간도 하루 정도 단축된다.
농심 측에서도 장기적으로 이 루트를 상용화함으로써 운송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었다. 지난해 안명식 연변농심 대표는 “북한 나진항을 이용하면 현재 대련항 이용 경로의 절반 수준으로 물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남북관계가 개선돼 이를 실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2일 정부가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잠정 중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계획의 실현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나진항을 통한 경로는 현재로서는 공식 경로가 아닌 일시적으로 시범 운행해 본 수준이기 때문에 특별히 손실을 입은 건 없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