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마블의 19금 떠벌이 히어로 데드풀이 오랜 기다림 끝에 스크린에 단독 데뷔한다.
17일 개봉하는 새 영화 ‘데드풀’은 전직 특수부대 출신 웨이드 윌슨(라이언 레이놀즈)의 호쾌하고도 요란한 복수를 담았다.
‘데드풀’은 온몸에 암이 퍼진 웨이드가 연인 바네사를 떠나 정체불명의 연구조직에 인생을 맡기면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막강한 힐링팩터를 얻은 데드풀은 연구 과정에서 겪은 비인간적인 처사에 분노하고, 자신을 괴물로 만든 아약스를 대상으로 복수를 다짐한다.
신개념 히어로 데드풀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던 영화 속 주인공과 전혀 다르다. 똘끼 충만한 이 괴짜는 정의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고 입만 열면 19금 토크를 서슴지 않는다. 말끝마다 욕은 기본이요, 죄책감도 그다지 느끼지 않는 그야말로 막장 캐릭터다.
역설적으로 보면, 데드풀의 바로 이런 점 때문에 관객의 관심이 크게 집중됐다. 데드풀이 언제나 바르고 건전하며 오글거리기까지 했던 기존 히어로(특히 마블)에 대한 식상함을 해소시켜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기 때문이다.
히어로의 개념을 뒤집은 ‘데드풀’의 관람 포인트는 이야기와 캐릭터, 액션에 집중된다. 우선 기존의 마블 히어로의 계보와 세계관을 보란 듯 엎어버린 유쾌한 이야기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어벤져스’ 처럼 거대하고 위압감마저 느껴지는 장대한 맛은 없지만 히어로 무비의 통념을 뒤집은 작품이 영화화됐다는 점 하나만으로 반길 가치가 충분하다.
캐릭터도 매력적. 영화 ‘엑스맨 탄생:울버린’(2009)에서 웨이드와 입을 꿰맨 데드풀을 모두 연기한 라이언 레이놀즈가 그대로 출연해 오리지널리티를 살렸다. 물론 ‘데드풀’ 속 주인공은 절반 넘게 복면을 뒤집어쓰고 있지만, 그 안에서 쉼 없이 떠들어대는 수다쟁이 캐릭터를 완성한 라이언 레이놀즈의 연기에 합격점을 줄 만하다.
주목할 인물은 모레나 바카린이다. 브라질 출신의 이 미녀배우는 드라마 ‘멘탈리스트’에서 치명적 팜므파탈을 연기해 주목 받았다. TV시리즈 ‘브이(V)’에서 외계인 리더 애나를 열연하며 카리스마를 뽐냈던 그는 ‘데드풀’에서 섹시하고 열정적인 동시에 순정적인 복합적 캐릭터 바네사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액션의 경우, 마블 작품인 만큼 믿고 봐도 좋은 정도. 비중만 따져서는 불만을 가질 관객도 있겠으나, 퀄리티 면에서는 마블의 전작들과 비교해 뒤쳐지는 점이 없다. 영화 시작부터 호쾌하게 터지는 19금 난투극은 B급 액션 고유의 맛을 살리면서 섬세하고 세련된 멋까지 품고 있다. ‘킥 애스’(2010)의 힛걸이 보여줬던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유쾌통쾌상쾌한 19금 액션이 ‘데드풀’ 속에서도 살아 숨을 쉰다.
아는 만큼 보이는 ‘데드풀’은 영화 속 캐릭터와 대사를 뜯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엑스맨 탄생:울버린’에 등장한 웨이드 및 데드풀이 이번 영화 속 설정과 살짝 어긋나는 점도 주목해서 볼 만하다. 쿠키영상도 준비돼 있으니 부디 느긋하게 즐기기를 권한다. 혹자는 데드풀의 대사가 귀에 거슬린다 불평할 수 있겠으나, 그런 점이 데드풀의 존재 이유임을 너그럽게 이해하기 바란다. 괜히‘데드풀’이 청불등급을 받았겠는가.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사진=20세기폭스코리아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