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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가 깬 칸막이... 은행·증권사 사상 첫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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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간 경쟁으로 고객·수익률 서비스 향상 기대 커

[뉴스핌=한기진 기자] # 지난 3일 예금보험공사 본점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합동 2016년 업무계획 설명회.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에게 “은행에 적용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A은행의 ISA 계좌에 이 은행의 예적금상품을 담을 수 없게 한 규제를 지적한 것이다. 신뢰도가 높은 은행이 그보다 신뢰도가 낮은 은행의 예금을 ISA에 담아야 하는 것은 문제라고 봤다.

하 회장의 뜻은 금융위가 14일 밝힌 ISA 활성화 최종버전에 관철되지 않았다. 과거 퇴직연금에 자사예금 상품을 허용했다가 벌어진 부작용 때문이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자행 예적금을 넣게 하면 A은행에서 금리 7% 특별판매 상품을 찍어내면 사람이 몰리고, 그러면 독점 폐해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ISA 판매 활동이 제한될 것을 우려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자사 은행의 예적금 상품을 제외하고 고객에게 ISA 상품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위의 ISA 활성화 방안의 핵심은 일임형 ISA를 은행에도 증권사처럼 할 수 있게 해준 점이다. 앞으로 투자자들은 소위 만능통장인 ISA를 은행과 증권사를 골라 가입할 수 있다. 오프라인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에서도 가능하다. 금융회사와 투자일임계약을 맺고 “알아서 굴려주세요”라고 돈을 맡기면 된다.

고객은 4단계만 거치면 되는데 ‘온라인 계좌개설과 투자일임계약 체결 → 운용지시 → 주기적 자산관리 보고 → 해지’ 순이다. ISA에 담을 수 있는 상품은 예적금에서 환매조건부채권(RP), 펀드, 리츠, ELS·DLS 등 파생결합증권으로 다양하다.

은행들은 ISA를 신탁형에서 일임형까지 할 수 있게 됐지만, 걱정이 앞선다. 그동안 펀드 등을 판매해 수수료를 받아왔지 운용은 하지 않았다. 은행원들에게 ‘일임형’은 가보지 않은 길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일임형 투자 업무는 처음이라 시스템이 없는데다 새로운 판매 형식에 대비해야 한다”면서도 “점포망이 잘돼 있어 직원 교육만 잘 된다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증권업계도 은행에 일임형 ISA를 허용해준데 대해 달갑지 않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투자일임은 전문적으로 고객 자금을 운용해주는 것"이라며 "운용 전문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투자 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도 아닌 은행이 할 경우 고객 민원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업계가 함께 경쟁했던 퇴직연금시장은 일방적으로 은행에 밀렸지만, ISA는 다를 것이란 기대도 있다. NH투자증권 상품개발 담당자는 “퇴직연금은 예금 중심이고 영업망에 좌우되지만, ISA는 운용능력과 상품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증권사가 경쟁력이 크다”고 했다. 

두 업계가 실질적으로 ISA 시장에서 정면승부를 벌이면서 투자자들은 재산 불리기가 유리해졌다. 업권간 칸막이가 무너졌기 때문에 수익률과 서비스 확대할 수 밖에 없다. 이형일 KEB하나은행 리테일 총괄 전무는 “과거보다 계좌를 갖고 있는 고객을 더욱 잘 관리하기 위해 서비스가 강화되는 등 혜택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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