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사업재편 매물...사모펀드 군침
[뉴스핌=이영기 기자] 병신년 올해는 구조조정과 대기업 사업재편 등으로 M&A(인수합병)가 홍수처럼 쏟아질 전망이다. 비금융자회사를 처분해야 하는 산업은행 등 파는 쪽과 일부 대기업과 사모펀드(PEF) 등 사는 쪽 모두 사전 검토하느라 분주하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M&A시장은 40조원 내외의 큰 장이 펼쳐질 전망이다.
코웨이 등 사모펀드(PEF)들이 재매각하는 물건들부터 KDB생명, ING생명 등 일부 외국계 생보사, 금호타이어와 현대증권 등 구조조정관련 기업, 대우조선해양과 대우GM, 한국항공우주 등 산업은행의 비금융 자회사등이 포함돼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추세와 함께 올해 우리나라 M&A시장도 40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며 "이 시장을 주목하면서 채권 등 다른 분야를 축소하고 있는 글로벌 IB들도 M&A분야 인력은 유지하며 활발하게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는 이미 M&A 준비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매각에 실패했던 현대증권은 지난 3일 다시 매물로 나왔다. 금호타이어 매각준비를 위해 산은은 글로벌 IB를 대상으로 자문단을 꾸리고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를 상장하면서 지분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코웨이나 씨앤앰, 동부익스프레스, 로젠택배 등 사모펀드들도 조만간 재매각에 착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사들이는 쪽도 마찬가지로 바쁘다. 업계에 따르면 IMM PE가 1조2000억원, 스틱인베스먼트와 VIG파트너스(옛 보고펀드)가 각각 6000억원, 스카이레이크가 3000억원 등을 올해 상반기에 신규설정할 예정이다. 신규 설정되는 펀드 규모만 3조4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말 기준 M&A관련 사모펀드 규모가 58조5000억원임을 고려하면 올해 60조원을 훌쩍 넘어선다는 얘기다.
현대상선 벌크전용선을 인수한 한앤컴파니, 두산인프라코어의 국내 공작기계사업부를 인수한 SC PE처럼 구조조정 기업을 누가 가져가는가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IB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국내기업들이 핵심사업 이외의 자산을 처분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이에 대응해 사모펀드들이 준비를 착착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M&A 홍수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도 제기한다. 구조조정 등 피치못할 이유로 M&A시장에 나오는 기업(사업)이 많아지면 투자자들은 인수를 늦추면서 매물이 쌓일 가능이 높다는 것이다.
M&A자문업계의 관계자는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M&A가 홍수를 이루겠지만 어쩔 수 없는 매각(enforced)으로 인해 악성매물로 낙인 찍히는 위험도 있어 매각자 측면에서는 타이밍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