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총 66건, 680억달러 달해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이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을 독식할 태세다. 연초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을 초토화시킨 중국이 한 달 사이 사상 최대 규모의 M&A 기록을 세웠다.
민간 소비 및 서비스업 중심의 경제 개혁에 대한 투자자들의 회의감이 팽배한 가운데 성장 동력을 외부에서 찾겠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등장했다.
위안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3일(현지시각) 컨설팅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연초 이후 중국의 해외 기업 M&A 실적이 총 66건, 68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1개월 기준 이는 사상 최고치에 해당하며, 지난해 연간 M&A 규모의 60%에 달하는 수치다. 또 올들어 전세계 기업의 M&A 총액 1120억달러에서 중국이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2일 발표된 켐차이나의 430억달러 규모 신젠타 인수는 올들어 최대 규모의 해외 기업 인수 기록이다. 이에 따라 연초 해외 M&A가 2006년 이후 가장 강력한 출발을 나타냈다.
중국 기업들의 ‘해외 사냥’은 국내 경제 성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각이 비관적인 가운데 나타난 움직임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중장기적인 외형 성장을 국내 경제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린 전략적 행보라는 설명이다. 보스톤 컨설팅 그룹은 “미국과 유럽이 회복을 보이는 데 반해 중국은 뚜렷한 경기 후퇴를 나타내고 있다”며 “해외 기업 인수는 국내 경기 불확실성 및 급등락에 따른 충격에 완충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의 외국 기업 M&A 열풍이 추세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로칸 티어넌 딜런 유스타체 M&A 책임자는 “중국 기업들 사이에 블록 버스터급 M&A 발표가 연이어 터진 것은 그리 놀랍지 않다”며 “이 같은 움직임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해외 M&A는 한 단계 성장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여겨졌고, 국내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연초 발표된 중국 기업들의 굵직한 M&A 소식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각 섹터별로 해외 기업 인수 잠재력을 지닌 업체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특히 에너지와 원자재 섹터의 기업들이 상품 가격 폭락에 한계 상황을 맞은 해외 기업들을 적극 겨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95년 이후 중국 기업의 대어급 해외 M&A 가운데 절반 가량이 에너지와 광산 업계에 집중돼 있었고, 최근 상황은 더욱 유리한 여건을 형성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의 해외 M&A가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수 영역이 항공과 금융, 부동산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