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트레이드·와디즈 가장 활발…투자가입절차 복잡하고 번거로워
[뉴스핌=강효은 기자] 증권형(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 크라우드펀딩은 알아도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처음이다. 말 그대로 주식을 사는 거다. 아주 싼값에, 범위 내에서. 물론 위험부담도 크다. 언제 수익이 날지 모르는 장기 투자인데다 설립한 지 얼마 안된 스타트업 기업들이 상당수다. 자칫 투자자금이 허공으로 날라갈 수도 있다.
그래도 증권부 기잔데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에 투자 한번쯤 해봐야하지 않을까. 전투력이 솟구쳤다. 모든 거래가 다 온라인을 통해서 진행된다는데 온라인펀딩중개업체가 5개나 됐다. 어디를 통해 투자를 해야 잘했단 소리를 들을까.
우선 한국예탁결제원이 운영하는 크라우드넷을 통해 5개 온라인 중개업체를 살펴보았다. 신화웰스펀딩, 오픈트레이드, 와디즈...? 뭐가 뭔지 모르겠다. 한번씩 다 들어가 훑어보자.
먼저 신화웰스펀딩부터 들어갔. 메인화면부터 썰렁하다. 진행 중인 펀딩이 달랑 하나다. 거기다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도 없다. 팔려는 상품 자체가 없으니 손님들도 찾지 않나 보다. 청약 마감이 내달 15일까지라는데 목표금액이 3억. 그래도 한번 투자하기 직전 단계까지 가보자.
간편한 일반회원 가입절차를 마치니 투자회원 인증을 받아야 했다. 그래야 투자에 직접 참여가 가능하다나? 투자회원 절차를 밟으니 주민등록증 사본을 팩스나 이메일로 제출하란다. 억지로(?) 하는 나도 힘든데 "한번 해볼까" 해서 들어온 잠재 고객들은 다 도망갈 것 같다.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니 투자자 서류확인중에 있으며, 1~2일내로 작업이 완료될 예정이라는 문구가 뜬다. 아... 투자하려면 이틀은 기다려야 하는구나. 그냥 안하고 말란다. 일단 패스.
신화웰스펀딩 투자회원 가입절차 <사진=홈페이지 캡쳐> |
다음으로 와디즈. 와디즈라면 목표금액을 달성한 1호기업인 마린테크노가 나온 곳이네? 신화웰스펀딩에 들어갔다 여기로 오니 상당히 다양하네. 신규 회원가입을 한 뒤 투자서비스 회원 가입 절차를 밟아야 했다. 결국 총 2번의 절차를 거쳐야 공인인증서를 쓸 수 있다. 시간 소모가 참 많다. 이곳 역시 페이스북이나 카카오 계정으로 간편하게 연동해 가입할 수 있지만 계정이 다음(Daum)일 경우 가입이 불가능했다. 결국 N사 계정으로 갈아탄다.
이후 투자서비스 회원가입을 해야 주식을 살 수 있다. 여기서도 복잡한 절차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이스 본인인증 서비스를 깔아야 하고, 직업과 프로필 사진 등도 기재해야 했다. 난 사진 첨부를 원하지 않아요...어? 사진은 첨부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다행이다.
드디어 회원가입 끝. 진행 중인 프로젝트 중 S사가 눈에 띈다.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고스란히 담긴 추억의 기업이다. 추억의 S사가 어쩌다 크라우드펀딩까지 하게 됐는지 내용을 살펴봤다. 정리도 아주 잘 돼 있다. 온라인 IR이라나? 일반 투자자들이 별도의 리서치 작업을 하지 않아도 한눈에 파악가능한 수준이고 정리도 타업체 대비 가장 깔끔한 느낌이다.
와디즈 회원가입 절차 <사진=와디즈 캡쳐> |
다음으로 오픈 트레이드. 총 8개 프로젝트의 펀딩이 진행 중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아직까지 참여 투자자가 한명도 없는 펀딩이 두 개나 있다. 반면 와이비소프트는 목표금액 11억원을 모두 다 채웠다. 쉐어잡 역시 목표치의 98%를 다 채운 상태다. 펀딩별로 살펴보니 참 다양하기도 하다. 가수 김소정이 소속돼 있다는 엔터테인먼트사도 눈에 띈다. 전세버스 예약 플랫폼부터 산업용 무윤활 방식의 회전축 밀폐장치 제조업체까지 세상엔 참 다양한 업종들이 있구나.
현재까지 투자자 참여가 전혀 없는 펀딩에 들어가보기로 했다. 이곳은 페이스북 계정으로 회원가입 연동이 가능했다. 다만 아이핀 인증을 통해 실명확인을 하고 신분증 사본까지 업로드해야 하는 등 이곳 역시 꽤 복잡하고 불편한 절차가 있다. 돈이 왔다갔다 하는 곳이라서 그런가. 아! 복잡하기도 해라.
오픈 트레이드는 회원가입에 기재해야 할 내용도 가장 복잡했다. 국가, 자기소개, 영문소개, 관심투자분야 선택 등 체크해야 할 것도 산더미다. 이후 이메일 알림 설정까지 해야 했다. 막상 투자하려고 들어온 투자자들이 귀찮아서 미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꽤 복잡한 과정이었만 홈페이지 내부 컨텐츠는 다양했다. 타임라인을 통해 기업들이 회사 홍보 글을 올리고 그 밑에는 댓글이 한가득이다. 축하와 응원 글이 넘쳐난다. 특히 개인의 관심기업리스트, 청약 신청 현황, 펀딩포트폴리오 등 내용들도 잘 정리돼 있어 보기 편하다.
유캔스타트에는 엔지엔티소프트 한 개가 청약 중으로 현재까지 1명이 45만원을 유치했다. 목표금액은 2억4997만5000원이다. 엔지엔티소프트에 투자하려고 보니 신분증사본을 무조건 첨부해야 한단다. 첨부를 안하면 아예 다음단계로 못 넘어간다. 아 정말 복잡하고 귀찮아서 울고 싶은 심정이다. 취재가 아니었으면 이미 창을 닫았다.
인크는 트라이월드홀딩스, 신성의 펀딩이 진행중이었다. 이곳 역시 꽤 복잡한 과정이다. 휴대폰으로 인증 절차를 밟아야 했다. '귀찮지만 꾹 참자'고 생각할 즈음 인증메일을 확인하란다. 다시 메일 로그인. 그리고 가입 완료.
신성에 투자하려고 하니 임직원 소개까지 아주 자세하기도 하다. 청약기간이 내달 3일까지로 목표금액 5000만원 중 모집률 100%를 기록 중이다.
참고로 투자할 때 증권거래 계좌와 공인인증서는 필수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업무에 참가하는 증권회사는 국내 18개사로 한정돼 있다. 여기 포함돼 있지 않은 계좌를 보유한 당신은 당장 증권사 영업점으로 달려가시길 조용히 권한다.
[뉴스핌 Newspim] 강효은 기자 (heun2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