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주요 증시가 베어마켓에 진입한 가운데 뉴욕증시가 동반 급락했다. 장중 낙폭을 일정 부분 회복하며 거래를 마감했지만 바닥을 진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26달러 선으로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매도를 부추겼고, 경제 지표도 부진했다.
20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49.28포인트(1.56%) 내린 1만5766.74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22.00포인트(1.17%) 하락한 1859.33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5.26포인트(0.12%) 소폭 하락한 4471.69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아시아와 유럽 주요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주가는 출발부터 급락 양상을 보였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장중 한 때 32까지 치솟은 뒤 30선 아래로 떨어졌다.
국제 유가가 7% 가까이 폭락하며 배럴당 26달러 선으로 내려 앉으면서 주가 하락을 더욱 부채질한 것으로 풀이된다.
JJ 키넌 TD증권 전략가는 “주가와 유가가 상당히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며 “지수가 바닥을 찾지 못한 채 저점 테스트를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S&P500 지수가 이날 장중 1812까지 밀린 뒤 반등했고, 앞으로 1800선 지지에 대한 테스트가 이어질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장 마감을 앞두고 지수가 낙폭을 축소한 데 대해 반등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왔다.
폴 유크 바이오셰어 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주가 낙폭이 장 후반으로 가면서 상당 부분 축소된 것은 숏커버링이 나온 데 따른 움직임”이라며 “특히 소형주의 반전이 강했고, 시장 전반에 걸쳐 반등 여지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어 단시일 안에 추세적인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투자자들 사이에 중론이다.
이날 다보스 포럼에서는 경제 석학들과 석유 업계 최고경영자들이 유가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일색했다. 공급 과잉과 중국의 원유 수요 감소로 인해 연내 의미있는 유가 반등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상무부가 발표한 12월 주택 착공 건수가 연율 기준 114만 9000건으로 전월에 비해 25% 급감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20만건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인플레이션도 악화됐다.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에 비해 0.1% 하락했다. 이는 보합을 기록할 것이라는 시장 전문가들의 기대에 못 미친 결과다.
종목별로는 골드만 삭스가 4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액을 발표한 가운데 1% 이상 하락했고, 애플은 장중 한 때 3% 이상 급락한 뒤 강보합권으로 반등했다.
국제 유가가 폭락한 데 따라 셰브런이 2% 이상 떨어졌고 IBM이 4% 이상 밀리며 지수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