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성장 감속이 예사롭지 않다. 중국 통계당국이 19일 발표한 2015년 GDP성장률은 6.9%로 25년만의 최저치를 나타냈다. 중국 정부가 2015년 3월 양회에서 제시한 7%성장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이다.
중국의 글로벌 투자 수요와 특히 우리와의 경협 비중 등으로 볼때 중국 경제 부진은 여러모로 우려스런 시그널을 던져주고 있다. 2015년을 끝으로 하는 12.5계획기간(2011년~2015년) 중국 경제는 가파른 성장 감속 추세를 보였다. 12.5 계획 원년인 2011년 9.5%였던 성장률은 2012년, 2013년 각각 7%로 후퇴했고 2014년에는 7.4%, 2015년에는 마침내 6%대로 접어들었다.
경제의 하강압력이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연초부터 위안화 가치 하락과 증시 폭락, 외자 이탈이 거세지자 글로벌 경제무대에는 중국발 금융위기와 차이나 리스크가 현실화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어떤 서방 투자기관은 2015년 하반기 이후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급격히 줄어든 것을 놓고 금융위기의 징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같은 중국 경제 현상, 즉 중국의 경기하강과 금융시장, 실물시장을 바라보는 중국 당국의 입장은 서방 투자 기관이나 전문가들이 드러내는 우려의 시각과 궤를 달리한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기관들은 19일 중국이 2015년 성장률을 6.9%로 발표하자 실제로는 5%에도 못미쳤을 것이란 비관적인 분석을 내놨다. 한 기관은 3.5%설도 퍼트렸다.
이에 대해 중국의 한 투자 전문가는 중국 경제가 심한 경기 하강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2016년 경제가 우려되는 것도 모두 맞지만 서방 일부 기관들의 주장은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근거없는 억측에 불과하다고 각을 세웠다. 마치 중국 금융시장을 뒤흔들어놓으려는 투기세력들의 불순한 의도로 보여진다는 지적이다.
서방 기관들과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성장 감속의 국내적 원인으로 부동산 위축과 주식시장 급락, 지방정부 채무 등을 지목한다. 이에 대해 왕바오안 중국 국가통계국장은 2015년 하반기 증시파동은 GDP가 6.9%로 하락하는데 다소 영향을 줬을뿐 경제에 결정적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의 경우에도 비록 재고 압력으로 투자증가폭은 크게 후퇴했지만 주택 판매면적과 판매금액이 각각 6.5%, 14.4%의 증가세를 보였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의 취약점으로 지목되는 정부부채 역시 GDP의 40%미만으로, 경계수준인 60%이하에 머물고 있다는 주장이다.
서방에서는 위안화가치 하락이 차이나리스크의 잠재적 요인이라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어떤 기관은 달러대비 위안화 가치가 앞으로 15% 넘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쪽 전문가들도 미국 금리인상 등의 요인으로 위안화가치가 5% 정도는 하락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중국은 3조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로 위안화위기를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자신하는 분위기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해 중국당국자들은 약속이나 한듯 '위안화 절하는 고정된 추세가 될수 없다'는 말을 되뇌이고 있다. 이는 위안화가 투기세력들의 제물이 되는 것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여진다. 실제 연초 위안화 환율 불안은 중국 당국의 강력 개입이 있고 나서 다소 수그러들었다. 이와관련, 외환전문가는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한번에 15%절하시켜 투기세력들을 잠재울 수도 있지만 그런 극단적인 카드까지 꺼내들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다.
2015년 GDP성장률 등 경제지표 발표 이후 정부 당국자들의 회견과 관영 매체들의 보도 내용을 종합해 볼때 중국은 2015년 경제성적표에 대해 '다소 부진했으나 선방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왕바오안 통계국장은 "중국경제는 성장둔화와 경제구조전환 압력, 생산 과잉에 처해있다. 자원과 시장, 수요 공급조건이 모두 여의치 못한 상황에서 6.9%성장은 쉽지않은 것이다"고 말했다.
중국은 올해가 13.5계획(2016년~2020년)의 원년이라는데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2016년에는 부진에서 벗어나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경제가 점차 호전될 것이라는 희망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국무원발전연구센터 장리쥔(張立群) 연구원은 2016년 1분기 GDP성장률은 2015년 4분기보다는 높아질 것이라며 안정성장 가능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2016년 한해 경제 성장률이 낮게 출발하되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얘기다.
장리쥔 연구원은 "13.5계획기간 5년 동안 중국 경제는 7~8% 가량 성장할 수 있다. 13.5 기간동안 중국 경제가 전저후고의 성장패턴을 보일 것이라며 성장률은 현재 수준에서 후반으로 갈수록 7%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가능케하는 것은 다름아니라 중국이 제시하고 나선 효율과 생산성 개선을 핵심으로 하는'공급측 구조개혁'이다. 중국당국은 공급측 개혁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올해부터 '과잉해소와 비용감축 재고소진 레버리지해소 취약점보강' 등의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이런 정책들은 전통 산업 일부 분야에 대해 침체를 불러오고 해당분야 기업들의 퇴출을 가속화시킬수 있다. 반면에 신흥산업과 새로운 업태, 뉴 비즈니스 모델이 구산업을 대체하며 경제성장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다. 예들들어 온라인 전자상거래매출은 2015년에도 31.6%이상 증가, 사회 소비품 소매판매 증가속도를 크게 앞질렀다.
신흥산업도 마찬가지다. 상하이와 선전 등 연해 도시의 신흥전략 산업 발전속도는 10%대를 넘어섰고 전국 고기술산업의 부가가치 증가율도 10.2%에 이르고 있다. 산업구조재편과 경제구조개혁에 따라 신창타이(뉴노멀)환경이 보편화되면서 신산업과 뉴비즈니스가 새로운 동력으로 중국의 중고속 성장을 견인할 것이란 얘기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