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사업재편 등 이재용發 깜짝카드에 시장·업계 관심 집중
[뉴스핌=김연순 기자] "이재용 부회장이 해외출장을 갈 경우 이 부회장이 담당 임원과 직접 컨택하기 때문에 삼성그룹 내부에서조차 일정을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의전도 필요없다는 것이 이 부회장의 기본 원칙이다."(삼성그룹 관계자)
2016년 병신년(丙申年) 새해 재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CEO(최고경영자)는 단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국내 재계서열 1위, 글로벌 최고 기업 삼성의 실질적인 '넘버1'이라는 무게감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가속화된 이 부회장의 현장 중심 실용주의 경영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지난해 화학계열사 매각과 스마트카 신사업 진출로 대변되는 이 부회장의 '선택과 집중' 경영전략이 올해에는 재계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인가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
지난 18일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신임 임원 만찬을 주재하면서 올해 공식적인 대외행보에 나섰다. 취재인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이 부회장은 만찬 자리에서 '해외 오지 근무자 및 여성 임원들'을 특별히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삼성그룹 개발분야 최초의 여성 부사장을 선임했다.
이 부회장의 신임임원 만찬 등 일거수일투족까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이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과도 연결된다. 이 부회장은 부친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는 다른 모습으로 경영행보를 걷고 있다.
과거 이건희 회장이 매년 초 그룹 전체 임원들과 신년하례회를 개최한 데 반해, 이 부회장은 새해 계열사별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미래전략실 규모를 축소하는 등 그룹 역할을 최소화하고 계열사별 현장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과거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별 경영전략과 계획을 주도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계열사별 책임 경영과 독자생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과거 이건희 회장 경영 당시 그룹 내에서 준비해왔던 일정과 행사 등은 이재용 부회장 이후 대부분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특히 화학사업 정리와 전장사업 추진 등 이 부회장 중심의 사업재편 깜짝카드 역시 은밀하면서도 매우 빠르고 주도면밀하게 이뤄지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의 사업구조 재편은 매우 긴밀하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매각 대상 계열사조차 놀랄 정도로 사전에 예고된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 역시 "지난해 삼성물산 합병, 화학계열사의 매각 등 계획은 애초에 없었다"면서 "올해 그룹 내 어떤 갑작스런 변화가 이뤄질 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 계열사의 추가 매각, 신사업 추진에 따른 국내외 M&A 대상 타진 등 이 부회장의 추가 사업재편 행보에 시장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용 발(發) 삼성의 선제적인 사업재편에 국내 주요 그룹에서도 파장을 예의주시하면서 자체적으로 사업재편 작업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L모 그룹의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선제적으로 사업을 재편한 것이 국내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올해도 각 그룹·기업별로 삼성의 추가 사업재편 방향과 파장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68년생으로 원숭이띠 대표주자인 이재용 부회장의 올해 경영행보 자체가 벌써부터 업계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