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뒷면 회장님 이름 새겨 있어"…건배사는 "건강을 위하여"
[뉴스핌=황세준, 김겨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신임 임원들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회장님(이건희 회장)을 강조했다. 또 건강 챙길 것을 당부하고 해외 오지 근로자와 여성 임원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삼성그룹은 18일 호텔신라에서 신임 임원 197명 대상으로 부부동반 만찬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오너일가와 삼성 계열사 사장단, 신임 임원 부부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불참했다.
삼성그룹은 매년 1월 초 신임 임원(상무)들을 위한 만찬 행사를 연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지난해부터 신임 임원 만찬을 주재, 승진을 축하하고 가족들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시해 왔다.
그룹에 따르면 행사는 권오현 부회장의 축사에 이어 선물 증정, 이재용 부회장의 격려사, 만찬, 환송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올해 만찬주는 지난해에 이어 국산 복분자주였다. 선물은 론진 손목시계와 행사장에서 촬영한 부부사진 액자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
이 부회장은 선물을 전달하며 "이 시계 뒷면에는 회장님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지난 2011년까지 20년간 신임 임원들에게 독일 '롤라이' 시계를 증정했다. 2012년부터는 스위스'하스앤씨' 제품으로 선물을 교체했다. 2013년에는 '몽블랑' 시계를 줬고 2014년부터는 '론진' 커플 시계로 바꿨다.
이 부회장은 또 해외 오지 근무자 및 여성 임원들을 격려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해외 오지 근무자와 여성 임원들을 특별히 격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삼성그룹은 앞서 지난해 연말 임원 인사에서 9명의 여성 승진자가 나왔다. 지난해보다 5명이 줄었으나 여성 승진자 9명 가운데 8명이 신규 임원으로 ‘뉴 페이스’를 중용하는 기조가 이어졌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신임 임원들에게 항상 건강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건배사는 "건강을 위하여"였다. 이는 부친의 병환과 지난해 겪었던 메르스 사태를 의식한 발언이라는 해석과 함께 이 부회장이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바이오 및 헬스케어 사업에 대한 의지가 투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만찬에서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해였지만 좋은 실적을 내서 승진하신 임원 여러분이 진짜 인재"라며 "올해도 더 열심히 도전하자"고 격려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이와 함께 신임 임원은 물론 부인들과도 일일이 악수하며 소속을 묻는 등 사기 진작에도 나섰다.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사장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호텔신라에서 열린 '삼성그룹 신임 임원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한편, 이날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검은색 코트를 입고 천천히 포토라인을 지나 입장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와 달리 포토라인을 거치지 않고 내부 통로를 통해 행사장으로 입장했다.
정유성 삼성SDS 사장은 행사 시작 한시간 반 전에 먼저 도착해 행사장 주변을 챙겼다. 취재진의 포토라인에 공식적으로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CEO는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었고,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가장 늦게 입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김겨레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