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별 실적·책임경영 강화…스포츠단도 예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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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연순 기자] "축구, 야구 등 삼성 스포츠단의 경우 2~3년 후에는 독립경영 체제로 가라는 것이 이재용 부회장의 지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삼성 A계열사의 한 관계자)
"M&A시장 생리긴 하지만 화학계열 등 계열사 매각은 사전에 예고된 경우가 없다. 특히 삼성정밀화학의 경우 다각화를 시도하다 화학 올인 선언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매각돼 직원들 충격이 컸다. (계열사 매각이) 매우 스피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예전 삼성 같으면 상상이 안되는 일."(삼성 B계열사의 한 관계자)
화학계열사 매각으로 대변되는 이 부회장의 이른바 현장 중심 실용주의 경영노선이 올해는 어떤 형태의 사업재편으로 이어질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선 이 부회장의 실용주의 메시지를 '계열사의 독자생존'으로 읽는 시각이 많다. 이 부회장이 각 계열사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사업성과에 따른 공과를 분명히 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
13일 삼성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서도 이 부회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는 다른 모습으로 경영행보를 걷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매년 초 그룹 전체 임원들과 신년하례회를 개최한 데 반해, 이 부회장은 새해 계열사별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현장경영 스타트를 끊었다. 미래전략실 규모를 축소하는 등 그룹 역할을 최소화하고 계열사별 현장 경영을 강화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매각설이 나돌던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를 전격 방문한 데 이어 삼성증권도 잇따라 찾으면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이 부회장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방문 자리에선 '경영 정상화'를, 삼성증권에선 차별적인 경쟁력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의 두 계열사 현장 방문 소식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았지만, 이 부회장은 지난해 (비공식적으로) 계열사 현장을 수시로 방문했다는 것이 삼성 내부 복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난 4~5일 기흥사업장, 수원사업장, 서초사옥을 돌며 진행된 전자 등 계열사 업무보고에서도 이 부회장은 일부 계열사의 실적 부진과 관련해 여러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별 경영전략과 계획을 주도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계열사별 책임 경영과 독자생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급속히 바뀌는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은 삼성 스포츠단에서도 불고 있다. 지난해 사장단 인사에서 최외홍 삼성스포츠 사장이 물러난 데 이어 삼성 스포츠단의 프로 구단들을 모두 제일기획으로 이관했다. 삼성 스포츠단의 경우 2~3년 후 독립경영 체제로의 변화가 핵심으로 실적개선을 요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삼성에선 스포츠단의 경우 적자를 내고 그룹에서 메워주는게 무슨 프로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야구단도 그런데 돈을 벌어야 하는 회사는 더 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지난해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인사폭을 최소화하는 등 주요 계열사별로 기회를 줬지만, 올해 계열사별 책임 경영과 독자생존이 강조되면서 이 부회장식(式) 신상필벌 원칙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물산 합병, 화학계열사의 매각 등 계획은 애초에 없었다"면서 "올해 그룹 내 어떤 갑작스런 변화가 이뤄질 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또 다른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해외출장을 갈 경우 담당 임원과 직접 컨택하기 때문에 그룹에선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의전에서도 드러나듯이 (이 부회장님의) 원칙은 확고한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의 신상필벌 원칙은 지난해 소규모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에서도 비교적 명료하게 적용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라이온스 원정 도박 사건과 관련해 김인 삼성라인온즈 사장이 옷을 벗었고, 최외홍 삼성전자 스포츠총괄 사장도 물러났다. 또한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서 삼성서울병원 홍보 임원도 교체됐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