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만기상환된 22개 DLS 중 16개 손실…"저가매수 권유도 어려워"
[뉴스핌=박민선 기자] 국제 유가가 30달러선까지 무너지며 3주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자 원유 파생상품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일각에서 유가가 10달러까지 붕괴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 역시 조단위로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현지시각)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2월 인도분 선물은 전일대비 1.63% 하락한 배럴당 28.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2003년 후 저점인 배럴당 28.36달러를 찍는 등 공급 과잉에 따른 약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초저유가 상황은 원유DLS 투자자 손실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15일까지 만기상환된 22개 기준으로도 총 16개가 최대 70% 수준의 손실을 기록하며 원금손실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6개월간 만기 및 조기 상환된 원유 DLS 기준으로는 160개 가운데 46개가 손실을 확정지었으며 나머지 상환된 상품들도 대부분 수익률이 1% 미만으로 사실상 원금을 보존하는 데 만족한 수준이다. 손실규모는 537억원에 달한다.
상품별로는 지난 2012년 10월 66억원 규모로 발행된 미래에셋증권DLS403이 3년 만기일인 지난 10월 38억원 이상의 손실금을 남기며 수익률 -57.51%로 만기상환했다. 미래에셋DLS408호 역시 58% 이상의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35억90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12~2014년 사이 발행된 원유DLS 기준가는 배럴당 100달러대 안팎에 형성돼 있어 만기일에 30달러대를 기록할 경우 손실 규모는 70%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15일 기준 만기가 돌아오지 않은 녹인형 DLS 가운데 476개, 8985억원 규모가 녹인 구간에 진입한 상태.
한 증권사 파생상품담당자는 "가입 기준가 대비 최대 60% 가량 떨어지지 않으면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지만 100달러대였던 유가가 30달러선까지 떨어지면서 투자자 손실이 늘고 있다"며 "저유가세가 지속될 경우 녹인 기준가가 20달러에 걸쳐 있는 상품들로까지 손실 범위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각 증권사들은 일단 원유 관련 상품에 대한 투자 자제를 권유하고 있는 상태다.
국내 주요 10개 증권사(KDB대우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현대증권,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들은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에 원유를 제외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대우증권은 원자재(9.4%)를 편입시켜 원자재 시장 가운데 원유에 대한 포지션을 일부 제시 중이다.
대우증권 상품전략부 관계자는 "현재 원유가 너무 많이 빠져서 고통스러운 구간에 있지만 반등할 것이라는 여지가 있어 현재 투자우선순위상 채권과 원자재, 주식, 부동산 순으로 추천하고 있다"며 "다만 원자재에 다양한 섹터가 있는 만큼 에너지 관련 종목들에 대한 투자 개념이 포함된 것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로선 유가 전망이나 상품에 대한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면서 "기술적 반등조차 무의미한 흐름이 몇개월째 이어지고 있어 저가매수를 권하는 것도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