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차별화 어려운 상황 속 캐릭터 디자인으로 개성 드러내
[뉴스핌=박예슬 기자] 포화경쟁 상태에 이른 화장품 업계가 캐릭터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으로 돌파구 마련에 열중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유통업계의 큰손으로 떠오른 ‘키덜트(kidult;어린이같은 감성을 가진 어른)’족을 겨냥한 한정판 제품 등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지에서 입소문을 타며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에이블씨엔씨가 지난 12일 출시한 '라인프렌즈 에디션'. <사진=에이블씨엔씨> |
18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의 로드숍 브랜드 ‘미샤’는 지난 12일 쿠션, 섀도우, 립 메이크업, 핸드크림 등 12종 33품목으로 구성된 ‘라인프렌즈 에디션’을 출시했다. 라인프렌즈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서 사용되는 캐릭터를 말한다.
갈색 곰 ‘브라운’, 노란색 병아리 ‘샐리’, 토끼 ‘코니’ 등 캐릭터들로 디자인된 이 제품들은 미샤의 주요 품목인 ‘M 매직쿠션’ 및 ‘더 스타일 3D/4D 마스카라’ 등과 컬래버레이션으로 선보였다.
앞서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8월 ‘어퓨’ 브랜드에서 ‘도라에몽 컬래버레이션’ 에디션을 출시해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출시 당일 오전 강남, 홍대, 명동 등 주요 상권에서는 ‘완판’을 기록했다”며 “어퓨 도라에몽 컬래버레이션 제품도 온라인 출시된 지 1시간 만에 매진되며 지난해 캐릭터 컬래버레이션 화장품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에 꼽힐 정도였다”고 전했다.
LG생활건강의 VDL도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선보여 인기를 끈 바 있다.
후발주자 브랜드였던 VDL은 카카오프렌즈 에디션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판매 직후 6일만에 한정수량 1만개가 ‘완판’됐다. 이에 동일한 캐릭터로 시즌 2가 출시되기도 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콜라보레이션 제품 출시 이후 인스타 팔로워가 2배가량 증가했으며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등록도 일 평균 2000명을 기록하며 30만명을 넘겼다"고 전했다.
스킨푸드는 지난해 12월 ‘피너츠(Peanuts)’ 영화 개봉과 맞물려 주인공 ‘스누피’ 테마 리미디티드 에디션 18종을 출시했다. 어린 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캐릭터인 스누피는 키덜트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캐릭터로, 20~30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행사 기간 동안 스킨푸드는 멤버십 회원에게 모바일 어플을 제시하면 스누피 손거울을 증정하고, 일정 금액 이상 구입한 고객에게는 스누피 파우치를 제공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로드숍 브랜드 이니스프리도 원숭이띠 새해를 맞아 ‘폴 프랭크’ 컬래버레이션인 ‘해피 몽키 에디션’을 내놓았다. 네일 제품과 핸드크림 등으로 이뤄진 이번 에디션은 일정 금액 이상 구매시 폴프랭크 파우치, 에코백을 사은품으로 증정한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캐릭터 상품인 만큼 외국인 소비자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어 ‘K-뷰티’의 확산에도 한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라인프렌즈의 경우 전세계 11개국에 진출해 있다. 라인 메신저를 사용하는 국가도 일본,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프렌즈도 아직까지는 국내시장을 중심으로 알려져 있지만 올초 카카오 측이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매장 입점 등을 공언한 만큼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품질을 차별화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캐릭터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차별성을 꾀하고 있다”며 “20~30대 젊은 여성 고객들의 반응이 아주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