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 1개월래 최저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대표적인 매파로 꼽히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 루이스 연준은행 총재가 인플레이션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드러내면서 미국 국채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올해 연준의 금리인상이 당초 예상했던 네 차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데다 매파 정책자가 이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자 단기물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떨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14일(현지시각) 장중 연준의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0.887%까지 떨어지며 1개월래 최저치로 밀렸다.
국채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역시 크게 꺾였다. 10년 만기 국채와 물가연동채권(TIPS)의 수익률 스프레드가 이날 장중 1.445%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이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불발됐던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스프레드가 1.445%포인트까지 떨어진 것은 투자자들이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인플레이션이 1.44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날 채권시장을 흔들어 놓은 것은 불라드 총재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연초 중국발 충격에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후퇴한 데다 인플레이션과 관련한 불라드 총재의 발언이 단기물 수익률 하락의 결정적인 도화선이 됐다는 얘기다.
그는 저점을 낮추는 국제 유가 하락 추세가 걱정거리라고 지적하고, 이 때문에 인플레이션 2% 목표 달성이 늦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금융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후퇴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안 린젠 CRT 캐피탈 전략가는 “불라드 총재가 매파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이날 발언은 상당한 중량감을 지닌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정책자들이 고용 지표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되는 한편 올해 네 차례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투자자들뿐 아니라 연준 내부에서도 고개를 든 정황이 확인된 셈이라는 주장이다.
래리 마일스타인 RW 프레스프리치 앤 코 트레이딩 헤드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강한 데다 인플레이션이 저조해 연준의 손발이 묶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국채 선물시장이 예상하는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38%를 기록, 1개월 전 46.8%에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장중 투자자들이 단기물 국채를 적극 사들이며 수익률을 떨어뜨린 것은 이 같은 정황과 무관하지 않다.
2년물 대비 10년물 국채 프리미엄은 전날 1.159%까지 떨어지며 2008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이날 단기물 수익률 하락으로 인해 1.178%포인트로 벌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