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영입인사로 호남 민심잡기 '전쟁중'
[뉴스핌=정재윤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인사영입' 경쟁에 안철수 의원이 창당 준비 중인 국민의당까지 가세하면서 야권발 인사영입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양 당의 신규 영입이 호남권 인사에 집중되면서 더민주의 ‘호남 달래기’가 가능할지, 국민의당의 ‘호남 굳히기‘가 성공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 더민주의 신규 영입 인사는 영입 반납 의사를 밝힌 김선현 교수를 제외하면 모두 6명이다. 이중 4명이 호남 인사다.
12일 더민주에 입당 의사를 밝힌 7호인 양향자 삼성전자 상무는 전남 화순 출신이다. 양 상무는 입당 기자회견에서 “제가 태어난 전라남도 광주 시민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영입 2호인 김병관 웹젠 의장은 전북 정읍, 5호인 오기형 변호사는 전남 화순 출친이다.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의 출생지는 전북 정읍이다. 이 전 수석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외교통상비서관을 지내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신규 영입 인사 5명이 모두 호남 출신이다. 이 가운데 김동신 전 국방장관, 허신행 전 농수산부 장관, 한승철 전 대검감찰부장 3명의 영입을 취소했으나 이승호 전 육군본부 작전처장, 안재경 전 경찰대학장을 포함한 영입대상 5명 모두가 호남 인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호남은 야권의 심장부로서 누가 호남의 지지를 선점하느냐에 따라서 야권 지지층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역이다. 제1야당의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지역인 셈이다.
국민의당 창당을 앞둔 안철수 의원(왼쪽)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뉴스핌DB/뉴시스> |
그러나 더민주의 호남 인사 영입이 호남 유권자들의 마음을 달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민주의 동교동계와 광주·호남 의원들의 탈당 행렬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며 더민주의 한 기둥이었던 동교동계 세력은 12일 권노갑 상임고문의 탈당을 기점으로 동반 탈당을 가속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권 한길리서치 대표는 더민주의 호남 인사 영입에 대해 “일시적인 미봉책”이라며 “왜 탈당 러시가 잇따르는지 근본부터 살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안철수 신당 국민의당의 호남 인사 영입은 더민주를 탈당한 광주·호남 의원들의 입당과 더불어 상당 부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더민주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1월 첫째 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율은 41%로, 더민주(19%)의 두 배 이상이다.
더민주는 이번 주 내로 또 다른 인재 영입 발표가 계획돼 있다고 밝힌 상태다. 국민의당도 “곧 추가 인재 영입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양 당의 인재 영입이 ‘야권의 심장’ 호남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정재윤 기자 (jyju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