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덩펑시와 갈등 고조, 거래소 상장도 차질
[뉴스핌=이지연 기자] 소림사가 소재한 중국 허난성(河南省) 덩펑시(登封市)의 2015년 총 GDP는 483억4000만 위안에 달했다. 이 한 해 소림사를 찾은 관광객은 1000만 명을 돌파했고 총 수입은 16.1% 증가한 72억 위안을 기록했다. 이 통계는 소림사라는 한 개의 절(문화관광 명소)이 허난성 덩펑시의 경제에서 어떤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잘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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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장권 수입 놓고 소림사와 덩펑시 '혈전'
1984년부터 사원 소유재산 사용권·사원 경영권 및 관리권이 소림사에 이양됐다. 현재 덩펑시는 소림사 사원외에 소림사가 속한 쑹산(嵩山) 풍경구를 조성한 상태며, 2007년 4월에는 쑹산소림여유집단유한공사(쑹산소림관광그룹유한공사, 이하 ‘소림그룹’)를 설립했다. 소림그룹의 주요 사업은 케이블카·애니메이션 영화·호텔·관광차량 등이다.
소림사 브랜드가 각종 불법활동으로 인해 침해 당하자 소림사 측은 소림문화의 유무형 자산 보호를 위해 29개 부류의 상표 약 100개를 등록했다. 한 회사는 소림사로부터 라이선스를 위임 받아 ‘소림전기(少林傳奇)’라는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기도 했다.
소림사는 소림실업유한공사와 소림무형자산관리유한공사를 설립, 소림사 관광자원 및 상품 개발·문화 및 무술 교류 전파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소림사의 주요 수입원은 입장권 판매와 향 판매 수입이다. 덩펑시가 입장권을 관리하며, 수입의 70%는 덩펑시에, 30%는 소림사에 돌아가는 구조다. 이중 70%는 사원 건설, 20%는 승려들의 생활비용, 10%는 자선활동에 쓰인다. 입장권 100위안을 기준으로 했을 때, 방문객이 한해 1000만 명에 달하므로 향 판매수익을 빼면 소림사가 매년 입장권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3억 위안에 달한다.
한편 소림사에서 개발한 상업성 프로그램은 공연과 소림 무술 등이 있는데, 매년 공연으로 벌어들이는 티켓 수입만 1500만 위안에 달한다. 소림사는 또 해외 공연을 통해서도 800만 달러가 넘는 수입을 내고 있다.
최근 입장권 수입 분배를 놓고 소림사와 덩펑시 사이에는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소림사는 입장객 수에 따라 공평히 분배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쑹산 관리위원회는 원칙을 무시 하지 말라고 반박한다. 쑹산 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절이 너무 금전을 밝힌다. 출가한 스님들이 무슨 돈이 필요하냐”고 꼬집는다.
◆ 증권거래소 상장에 얽힌 갈등
이전에 덩펑시는 소림사를 앞으로 법인 운영체제로 전환하는 동시에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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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말, 덩펑시는 국영 여행사 'HKCTS'와 합자해 ‘HKCTS 덩펑쑹산소림문화여유유한공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HKCTS와 덩펑시는 지분율을 각각 51%, 49%로 정했다. 양측은 협력 기한을 40년으로 하고 2011년까지 상장을 통해 8~10억 위안을 조달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후 덩펑시와 HKCTS의 소림사 상장 가능성은 일보 후퇴했지만 합자회사의 상장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갈등의 소지는 여전했다. 쑹산 풍경구 전체 수입에서 소림사 풍경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달하기 때문.
만일 합자회사가 상장할 경우 전체 입장권 수입에서 30%를 가져가는 소림사의 몫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현금 흐름과 이윤을 재무제표에 어떻게 반영할지를 놓고 사사건건 마찰이 빚어졌다.
징수이환(景水環) 전 쑹산 관리위원회 부주임은 HKCTS 측이 3년 내에 상장해 관광마을 개발에 착수, 매년 3000만 위안의 이윤을 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투자도 별로 하지 않은 채 쑹산 풍경구 입장권 수익 중 가장 큰 부분을 떼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쑹산 관리위원회측은 재주는 덩펑시가 부리고 돈은 HKCTS가 챙기는 셈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세속 금전 다툼에 '소림 무술' 후퇴
2011년 10월에는 관광당국으로 부터 소림사 풍경구가 5A 특급 관광 풍경구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통지를 받았다. 덩펑시에 있어 관광업은 지주산업이기에 타격이 컸다.
2013년 6월, 마침내 합자회사 직원들은 ‘쿠데타’를 일으켰고, 쑹산 풍경구의 통제권을 거머쥐었다. 이에 허난성 성도 정저우(鄭州)에서는 덩펑시에 원만한 처리를 요구했고, 결국 덩펑시는 통제권을 유한공사인 HKCTS에 넘기는 선에서 사태를 일단락지었다.
한편 HKCTS 측에서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임원은 5A 관광 풍경구 자격 박탈 위기는 소림사 주변 일부 영리단체의 부적절한 영업이 초래한 측면이 크다고 밝혔다.
입장권 경영권 분쟁은 덩펑시와 HKCTS 사이의 오랜 불신과 불화의 결과라고 볼수 있다. 양측이 당초 기대했던 것과 달리 갈등의 골은 자꾸만 깊어져 가고 있다.
양측은 서로에 대한 비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HKCTS 측은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여러 건축물이 제한을 받고 있고, 지자체인 덩펑시가 관광마을 조성 프로젝트에 힘을 실어주지 않아 답보 상태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덩펑시 측은 HKCTS가 기본이 안된 집단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앞으로도 소림사와 관련한 각종 이익다툼은 쉽게 진화될 것 같지 않아보인다.
[뉴스핌 Newspim] 이지연 기자 (bubbli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