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헤지펀드 '손실' 불구 높은 수수료 등 불만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올해 헤지펀드 투자 비중을 축소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서치그룹 프레킨이 실시한 서베이에서 지난해보다 올해 헤지펀드 투자 비중을 축소하겠다고 밝힌 기관 투자자들의 비중이 32%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25%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되는 등, 헤지펀드업계의 대응 전략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1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헤지펀드 투자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응답이 축소하겠단즌 응답 비율을 앞섰던 26%로 축소하겠다는 응답 비율 16%를 앞섰던 1년 전 서베이 결과가 뒤집힌 것이다. 프레킨은 이러한 분위기 반전이 지난해 중순부터 감지됐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 실적 중 기관 기대치를 넘은 비중 <자료=프레킨 보고서> |
이번 서베이는 이번 달 프레킨이 발행할 연례 보고서에 담길 예정으로, 지난해 헤지펀드 포트폴리오 수익이 실망스러웠다고 밝힌 응답자 비율도 3분의 1 정도로 나타났으며 향후 수익에 대한 기대치도 1년 전보다 후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헤지펀드 벤치마크 지수인 HFRI 펀드가중종합지수(Fund Weighted Composite Index)는 지난해 0.8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90년 이후 이번이 네 번째에 불과하다.
업종 별로는 에너지섹터 펀드와 부실채권에 특화된 펀드들이 지난해 최악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테크관련 펀드와 변동성거래전략은 반대로 성적이 가장 우수했다.
연기금과 같은 기관 투자자들은 실적 부진의 상황 속에서 높게는 투자자산의 2%까지 부과되는 높은 헤지펀드 수수료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수 년 동안 자금을 더 끌어 모았음에도 투자 수익은 20%가 줄어든 점에 의문을 나타냈다.
시장조사기관 헤지펀드리서치(HFR)에 따르면 글로벌 헤지펀드업계 규모는 지난 3분기 말 기준으로 2조9000억달러 정도이나 프레킨 서베이에서는 업계 확장세가 정점에 다가선 것으로 나타났다.
HFR 케네스 하인츠 대표는 "저금리, 상품가격 급락, 주식시장 변동성 고조 등으로 지난해는 헤지펀드가 어려운 환경을 맞았으며 펀드 간 성적 차이가 상당히 벌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도 변동성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여 지난해 선전한 전략들이 올해도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