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 첫 웹드라마 '출출한 여자' <사진=기린 제작사> |
[뉴스핌=이현경 기자] 지난해 주목 받았던 웹드라마가 2016년 상승궤도 진입을 노린다. 2015년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신 콘텐츠로 급부상한 웹드라마는 고속성장에 성공하며 제1회 K웹페스트 영화제 등 관련 시상식까지 치렀다.
시청 미디어가 TV 중심에서 모바일로 옮겨간 가운데 업계에서는 모바일 콘텐츠가 킬러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한다. 새 콘텐츠 분야에 한 획을 그은 웹드라마계는 여세를 몰아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모색 중이다.
◆2015년 웹드라마, 내부 평가는?
웹드라마 순위 전문채널 컨스TV에 따르면 2013년에 처음 만들어진 웹드라마는 단 7편에 그쳤다. 그러다 2014년에는 30편으로 4배 이상 많아졌고 2015년에는 무려 67편이 공개됐다. 여기에 조회수 1000만 이상을 기록한 웹드라마가 4편(‘도전에 반하다’ ‘우리 옆집에 EXO가 산다’ ‘당신을 주문합니다’ ‘우리 헤어졌어요’)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장르도 다양했다. 19금 웹드라마 ‘바나나 액츄얼리’와 여성 동성애를 다룬 ‘대세는 백합’ 등이 등장하면서 다채로운 볼거리가 제공됐다.
기린제작사 박관수 대표는 지난해 웹드라마 시장에 대해 “양적으로 질적으로 모두 성장했다. 이 같은 다양한 시도와 개척이 가능했던 이유는 다행히 웹드라마 수요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싸이더스HQ 윤나혜PD 또한 “어느 때보다 웹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이 때문에 네이버 TV캐스트 뿐만 아니라 웹드라마 전문 채널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열기 이어갈 웹드라마, 2016년엔 이 콘텐츠에 주목하시라
2016년 볼 만한 웹 드라마 '심장이 뛰면' '원룸 아가씨' '추리왕 메추리' '바나나 액츄얼리(위 왼쪽 시계방향)<사진=빅프로그, 72초 TV> |
새해에도 다양한 웹드라마를 만나 볼 수 있다. 2016년의 첫 문을 연 웹드라마는 ‘출출한 여자2’(기린제작사)다. 지난 4일부터 공개된 ‘출출한 여자2’는 30대 싱글녀의 일상에 먹방을 버무렸다. 시즌1에 이어 주인공 박희본은 사실적인 연기와 차진 먹방으로 공감과 웃음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싱글 여성들과 여성의 심리가 궁금한 남자들, 그리고 먹방을 즐겨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드라마로 보인다.
‘치안전문주식회사 저스티스’ 또한 신선한 웹드라마로 주목받고 있다. 이 드라마는 치안이 민영화된 사회에서 치안전문 주식회사 ‘저스티스’가 경찰력 대신 초능력자를 고용해 월급을 받고 도시를 지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지난해 5월 MBC 세월호 보도와 관련한 웹툰을 올렸다가 MBC 사장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해고당한 권성민 전 MBC 예능PD가 메가폰을 잡아 시선을 모은다.
한편 지난해 12월에 시작한 웹드라마도 해를 넘겨 1월까지 계속된다. 25일 시작한 ‘추리왕 메추리’(7부작)와 22일부터 공개된 ‘원룸 아가씨’(10부작), ‘바나나 액추얼리’(8부작)도 아직 뒷이야기가 남아있다. 이를 비롯해 1월엔 2016년 첫 로맨틱코미디 웹드라마 ‘심장이 뛰면’도 공개된다. 섹드립 로맨스로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장면들이 속출할 예정이다. 여기에 올해 싸이더스HQ 또한 다섯 편 정도 웹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 개척, PPL에 대한 새로운 접근
PPL을 영상에서 자연스레 화면에 녹이지 않고 영상 창 아래에다 삽입한 예(붉은색 박스 부분) <사진=네이버 TV캐스트 방송 화면 캡처> |
아쉽게도 지난해 조회수 1000만 이상을 기록한 웹드라마는 모두 아이돌이 출연한 로맨틱 코미디다. 파급력은 상당했지만 다양한 볼거리 제공 면에서는 한계가 분명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웹드라마 제작자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네이버 TV캐스트가 장르성 드라마 편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작품의 가치를 높이고 시청자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국내 첫 웹드라마 전문 제작사 빅프로그의 빠른 점유율도 눈에 띈다. 빅프로그 박병환 감독은 “보통 지자체나 광고주의 투자로 웹드라마가 제작된다. 또 아이돌이 등장하기 때문에 밝은 이야기밖에 할 수 없다”면서 “빅프로그는 그 제약에서 벗어나 우리가 만들고 싶은 콘텐츠를 제작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환경에서 탄생한 것이 ‘원룸 아가씨’와 ‘추리왕 메추리’다. 제작 여건이 풍족하지 않기 때문에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 한 장소에서 할 수 있는 드라마를 기획하자는 의미에서 시작된 게 ‘원룸 아가씨’다. 웹드라마는 속도감이 있어야한다는 콘셉트를 잡고 만든 작품이 ‘추리왕 메추리’다.
한편 기린제작사에서는 ‘출출한 여자’와 ‘출중한 여자’와 같이 인물을 중심으로한 시리즈물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출출한 여자2’의 경우 홍콩의 조미료 회사 이금기의 협찬을 받고 있는데 PPL을 극에 자연스럽게 풀어내기 위해 나름의 방법을 고안했다. 이금기에서 제공한 레시피를 활용하고 웹드라마 창 아래 따로 삽화를 넣어 신선함을 꾀했다.기린제작사는 웹툰을 웹드라마화하는 작업도 꾸준히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익 창출 모델 구성, 중국시장 진출
유감스럽지만 웹드라마 제작의 수익 창출 구조는 아직 선명하지 않다. TV드라마나 영화와 비교해 제작 시간이 짧고 제작비가 적게 든다는 이점이 있지만 현재 웹드라마 제작 환경에서는 흑자를 내기 쉽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제작사들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수익 창출 문제를 타개할 시장으로 중국이 손꼽힌다. 기린제작사의 ‘출출한 여자들’은 중국에서 리메이크될 예정이며 인기가 있을 경우 영화로도 제작될 계획이다. 박관수 대표에 따르면 중국 시청자들이 한류 콘텐츠에 관심이 많아 여성층을 공략할 수 있는 콘텐츠는 언제든 통한다.
빅프로그 또한 중국 시장과 교류가 있었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배우들이 출연한 ‘드림 나이트’를 통해서다. 중국에서는 한류 콘텐츠를 원하고 JYP엔터테인먼트 또한 중화권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접점이 있었던 것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한국 드라마만의 애틋한 감정을 선호하기 때문에 수요가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박병환 감독을 비롯한 웹드라마 관련 종사자들은 “현재는 투자하는 시기”라며 “작품성과 흥행성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확보되고 있는 만큼 점차 수익 면에서 수확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