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고액 자산가들에게 달러 상승 베팅 지양 권고
[뉴스핌=황숙혜 뉴욕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내년 강달러 종료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투자 전략의 핵심 축이었던 달러 상승이 성립하지 않을 여지가 높고, 때문에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것. 월가의 머니매니저들은 이머징마켓 주식과 일부 통화를 주시하며 매수 기회를 엿보고 있다.
2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UBS 그룹은 고액 자산가 고객들에게 지난 3년간 건재했던 달러화 상승 베팅에서 발을 뺄 때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강달러 베팅을 지속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금융시장은 ‘서프라이즈’에 반응할 뿐 이미 널리 알려진 이벤트에 흥분하지 않는다는 것이 UBS의 의견이다.
제임스 퍼셀 UBS 전략가는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본격화된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며, 그 속도는 지극히 점진적일 것”이라며 “내년 달러화의 추가 상승 여지 역시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월가의 크고 작은 머니매니저들이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투자자들은 내년 3분기 말까지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의 상승 폭이 약 5%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올해 상승폭인 10%의 절반에 그치는 수준이다.
벌프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연준의 점진적인 금리인상으로는 올해와 같은 달러화 강세를 뒷받침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시아 고액 자산가의 자산 2억5000만달러를 운용하는 스탠포드 매니지먼트 역시 달러화 상승 전망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 일부 통화에 대해 달러화의 상승 열기는 이미 한풀 꺾였다. 4분기 들어 인도네시아 루피아화가 달러화에 대해 7.3% 랠리했고, 말레이시아 링기트화 역시 2.3% 뛰었다. 달러화는 싱가포르 달러화에 대해서도 1.1% 떨어졌다.
달러 인덱스는 2014년 11% 오른 데 이어 올해도 8.6% 상승했지만 4분기 상승폭은 1.2%로 크게 위축됐다.
달러화에 대한 기대가 식은 반면 아시아 이머징마켓 자산으로 투자자들의 시선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장기 투자자의 경우 아시아 이머징마켓의 주식과 채권을 매입할 것을 권고했다.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가격 매력이 상당히 높다는 평가다.
벌프스 인베스트먼트는 주요 통화에 대한 베팅에서 전면적으로 손을 뗀 상황이다. 다만, 뉴질랜드 달러화가 내년 추가 하락할 경우 숏커버링에 나설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