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분야 큰 성과, 내년 구조조정 대비 수익관리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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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한기진 기자]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30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임기가 2년에 불과해 이 행장은 단거리를 급한 호흡으로 뛰어야 했다. 또 우리금융그룹이 해체되며 알토란 같은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등 자회사 매각으로 팔다리가 잘린 상황도 맞닥트렸다.
그런데도 그가 약속한 공약들은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그의 취임 일성은 “핀테크 경쟁력에서 경쟁은행 압도, 해외수익 비중 6%에서 10% 향상, 자산 15조원 확대”였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우리삼성페이'를 시현하고 있다./사진=우리은행 |
핀테크 분야 1호 타이틀은 싹쓸이했다. KT와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 삼성전자와 간편결제서비스 ‘우리삼성페이’,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 출범 등 핀테크 3대 축인 인터넷전문은행, 지급결제서비스, 모바일 은행 등에서 경쟁사를 앞질렀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 역대 은행장들 가운데 “가장 혁신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분야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 11월 26일 우리은행 서울 중구 회현동 본점에서 열린 ‘글로벌 네트워크 200호점’ 행사는 원래 은행 내부에서 조촐하게 열릴 예정이었다. 그런 행사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참석해 축사도 했다. 금융위 내부에서는 “위원장이 개별 은행 행사에 참석하는 전례가 없다”며 금융위원장 참석을 만류했다.
임 위원장은 “우리은행은 물론 다른 은행의 본점을 찾은 것은 금융위원장으로서는 물론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때도 없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그는 “대한민국 금융의 글로벌화를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여서 직접 참석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우리은행 민영화 방식으로 추진되는 ‘과점주주’ 체제도 이 행장이 처음 실행에 옮긴 카드다. 금산분리법(금융자본과 산업자본 분리)이 정한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 한도인 4%씩을 10여개 주주가 인수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과거처럼 30% 지분 인수조건으로 몸값 부담이 늘어 입찰참여자가 제한적인 문제를 막을 수 있다. 입찰 참여자가 늘어나면 가격도 제대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해본 적이 없어 어려움이 따르고 지분을 분산하면 부재지주(不在支柱)로 인해 지배구조가 취약해지는 문제점이 있다.
이런 장단점 때문에 택한 것이 중동계 국부펀드로, 경영권보다 배당 등 장기투자에 관심이 커 우리은행 과점주주로서 적격이라고 판단했다. 우리은행이 아비다비투자공사 등을 섭외했고 금융위가 실무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행장은 기자에게 “중동계 자금 외에는 더 이상의 투자자 접촉은 없다”고 했다.
그런데도 시장에서는 이광구 행장 1년에 대한 평가를 미루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30일 우리은행 종가는 1만원이었지만 이달 23일 9160원으로 1년 전보다 10% 가까이 떨어졌다. 한 관계자는 “은행주가 전반적으로 약세지만, 이 행장이 기업구조조정 이슈로 대손충당금 우려와 저금리에 따른 저수익성 극복 등에서 능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민영화에 성공해야만 주가가 확실한 상승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