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인천~호놀룰루 항공권 대형사의 절반..가격인하 이끌듯
[뉴스핌=조인영 기자] 국내 LCC업계가 장거리 노선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들의 셈법 계산이 분주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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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원 진에어 대표를 비롯한 내외 초청 인사가 첫 취항을 기념하는 리본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진에어> |
21일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는 지난 19일 인천~호놀룰루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LCC업계에서 장거리 노선으로는 단독 취항이며 주 5회 운항된다. 비행시간은 약 8~11시간이다.
앞서 진에어는 지난해 8월 장거리 진출을 공식 선언한 뒤 실제 출범까지 약 1년 6개월여간의 준비기간을 가졌다. 항공기는 B777-200ER 3기를 도입했고 좌석수는 1·2호기 393석, 3호기 355석이다.
진에어는 합리적인 운임과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12월 28일 출발~1월 3일 도착하는 직항편(왕복 기준, 이코노미석)이 155만원대인데 반해, 같은 시기 진에어의 가격은 86만원선으로 절반 수준이다.
서비스에 있어서도 전체 393석 중 48석은 일반석 보다 앞뒤 간격이 6인치 넓은 '지니 플러스 시트'로 구성해 차별화를 뒀다. 단, 편도 기준 10만원의 추가 비용을 내야한다.
업계는 진에어의 장거리 노선 진출로 고객층에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신규 수요가 창출되는 것과 동시에 기존 대형사 고객들도 진에어로 일부 이동하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을 선택할 수 있게 되면서 대형사 이용고객이 상당수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간 가격 부담 등을 이유로 이용을 꺼렸던 잠재 수요 역시 흡수하게 될 것"고 말했다.
그러나 대형사들에게는 전체 여행객 증가율 보다 LCC로 이동하는 고객 증가율이 커질 경우, 운임 인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거리 노선인 괌·사이판에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신규 진입하면서 전체 탑승객이 증가했고 이로 인한 가격 경쟁이 발생하면서 운임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사에서는 운임 조정으로 기존 점유율을 유지하거나, LCC사와는 다른 프리미엄 서비스로 충성도 높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장거리 노선인만큼 소비자가 긴 시간 동안 불편없이 이용하는 것이 관건이므로, 점유율 변동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진에어가 취급하는 항공기 좌석수가 대형사들 보다 많기 때문에 기존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좁다고 느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선택하게 될 지, 편리함을 선택하게 될 지는 소비자들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진에어가 도입한 항공기(B777-200ER) 좌석수는 총 393석이다. 대한항공의 B777-200은 248석, 777-300은 338석, 777-300ER은 291석이며 아시아나는 246석~300석으로 최대 147석까지 차이가 발생한다.
대형 항공사 관계자는 "사이판의 경우, 전체 이용객 증가로 탑승률이 줄어들 지는 않았다. 진에어를 비롯해 장거리 노선을 준비중인 LCC업계의 동향을 지켜봐야겠지만 시장 확대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
진에어에 이어 에어부산은 오는 2018년을 목표로 장거리 노선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부산·경남 지역 인구(1000만명)에 맞는 영업력과 인프라를 잘 확보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 밖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타 LCC업계도 진에어의 동향을 관심있게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진에어의 장거리 노선 진출로 대형사들의 고객층 변동이 예상되면서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