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소문에 처음으로 의사 밝혀
[편집자] 이 기사는 12월 15일 오후 3시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한기진 기자]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이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인수설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박종복 한국SC은행장(왼쪽)과 박인규 대구은행장(오른쪽)이 김주하 NH농협은행장을 사이에 두고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은행산업 발전을 위한 대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사진=한기진 기자> |
박인규 회장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은행산업 발전을 위한 대 토론회’에서 뉴스핌과 만나 “한국SC은행 인수는 절대 안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SC은행 인수설과 관련한 발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 회장은 “(한국SC은행 인수 추진한다는)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고 (인수)검토조차 한 적 없다”며 적극 부인했다. DGB금융지주의 주주들이 한국SC은행 인수와 관련해 우려할 수밖에 없다는 기자의 질문에, 박 회장은 “(주주들은) 전혀 걱정할 필요 없다”고 했다.
DGB금융의 한국SC은행 인수설은 올해 내내 수그러들지 않는 은행권 이슈였다.
빌 윈터스 SC그룹 회장이 올 8월 방한했을 때 DGB금융 고위 관계자를 만나 매각을 논의할 것이라는 소문이 IB업계에 돈 것을 시작으로 구체화됐다가 빌 회장이 “한국 철수 의사가 없다”고 못을 박으며 잠잠해지는 듯 했다.
그러나 한국SC은행이 이달 900여명에 달하는 명예퇴직을 실시하면서 DGB금융지주에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더욱 구체화됐다. 매각가격(2조4500억원), 인수 후 은행명(대구제일은행)과 차기 은행장(최 모 전 부행장)까지 거론됐다.
이렇게 한국SC은행 인수 후보로 DGB금융이 지목됐던 이유는, 우선 은행을 인수할 만큼 자금력을 가진 은행이 대구은행(DGB금융 자회사)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구은행은 지방은행 인수합병(M&A) 경쟁에서 밀린 상황이다.
우리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BNK금융(부산·경남은행 지주사)과 JB금융(전북은행 지주사)이 각각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DGB금융은 농협금융그룹에서 '우리아비바생명보험'을 사는데 그쳤다.
특히 한국SC은행을 인수하면 DGB금융은 지방은행의 수도권 진출을 성공시킬 수 있다. 수도권에 진출해야만 규모를 키울 수 있고 수익성 향상도 가능하다. 2013년 말과 2015년 9월 말 총자산(연결)을 보면, JB금융과 BNK금융이 각각 2.36배, 1.89배 불어나는 동안 DGB금융은 1.35배 증가에 그쳤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수도권에 점포 개설할 때마다 금융감독당국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면서 “점포를 늘려도 KB국민, 우리,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틈바구니 속에서 수도권 고객을 새로 유치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영업”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SC은행은 지난 2013년 국내 350여개 점포 중 25% 가량을 줄이면서 한국 철수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올해 초에 SC증권이 영업 중단했고, SC캐피탈과 SC저축은행이 일본계 제이트러스트에 매각됐다. 지난 2일에 한국SC금융지주가 해체되고 한국SC은행으로 편입됐다.
금융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대구은행이 한국SC은행을 인수한 은행의 행장 이름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