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 SC銀 + 몸집 키울 대구銀 결합..."직원 불안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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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노희준 기자]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다시 한번 매각설에 곤혹스러운 처지다. 이번에는 대규모 희망퇴직을 앞둔 상황에서 인수자로 대구은행과 매각가격까지 흘러나오면서 구체화되고 있다. 그러나 SC은행과 DGB금융지주는 모두 강력히 부인하며 펄쩍 뛰고 있다. 금융당국과 IB업계도 가능성을 낮게 봤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SC은행과 DGB금융은 극구 부인하고 있다. SC은행은 관계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전혀 관심이 없고 검토한 적도 없다"고 헛웃음을 쳤다.
금융당국도 비슷한 입장이다. 금융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한달 전쯤 대구은행이 SC은행을 인수한다는 소문이 돌아 대구은행 최고위층에 직접 확인했는데, 내용도 전혀 모르고 있더라"며 "행장 이름까지 나오는 거 보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너무 구체적이라 신빙성이 더 떨어진다는 얘기다.
지난해 지방은행 M&A 경쟁에서 대구은행이 상대적으로 부진해서 도는 소문이라는 관측도 있다. 우리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BNK금융(부산·경남은행 지주사)과 JB금융(전북은행 지주사)이 각각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집어가는 동안 DGB금융은 농협금융에서 '우리아비바생명보험'을 사오는 데 만족해야 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대구은행이 다른 지방은행에 비해 몸집을 불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나오는 소문 같다"고 말했다. 실제 2013년말과 2015년 9월말 총자산(연결)을 보면, JB금융과 BNK금융이 각각 2.36배, 1.89배 불어나는 동안 DGB금융은 1.35배 증가에 그쳤다.
매각설의 근본원인은 SC은행 실적 악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뜻밖의 희망퇴직도 ‘기름을 부었다’는 관측이 뒤따른다. SC은행은 2009년 4326억원까지 갔던 순이익이 계속 쪼그라들어 지난해에는 645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9월말 누적으로 1079억원 이익을 냈지만, 3분기에는 35억원 적자였다. DGB금융 관계자는 "(SC)은행 구조조정과 맞물린 얘기같다"고 했다.
증권가 은행 업종 애널리스트도 가능성을 낮게 봤다. 한 애널리스트는 "SC은행은 대구은행이 가져가기에 덩치가 크다"고 말했다. SC은행은 자기자본이 4조7000억원이다. SC은행의 가치를 현재 은행업종 평균 PBR(주가순자산비율) 0.5배를 적용하고 경영권 프리미엄 20%를 더해 2조8000억원으로 추정하면, 자기자본 3조7000억원의 DGB금융이 증자를 감행해 인수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주주 관심사인 국내은행의 ROE(순자산수익률)은 4.73%로 최근 10년 평균 8.04%의 절반으로 추락한 상황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불안한 표정이다. 한 SC은행 관계자는 "매각설이 너무 자세하게 나오고 있어 이번에는 진짜 아니냐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SC은행의 한 영업점 직원은 "한 점포의 모든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며 "너무 안 좋은 얘기가 많다"고 한숨을 쉬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