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주오 기자] 미국 자동차업체인 포드가 국내 수입 디젤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최근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쿠가를 출시하면서 디젤 라인업을 확대했다.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 파문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량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SUV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업계 내 전망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7일 인천 영종도에서 처음 본 쿠가는 익숙했다.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이스케이프의 디젤 버전으로 외관이 흡사하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두 차량의 파워트레인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차량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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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코리아의 첫 디젤 SUV 쿠가.<사진=포드코리아> |
내부의 경우 기어봉의 위치에 차이가 있다. 이스케이프의 기어봉 위치에 사이드 브레이크가 생기고 기어봉은 센터펜시아 쪽으로 변경됐다. 운전하면서 이 같은 변화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을 걸고 도로에 진입했다. 시승코스는 영종도 주변을 2시간 가량 주행하는 것으로 언덕과 코너 구간, 가속 구간 등이 복합적으로 구성됐다. 우선 고속 중해을 위해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았다. '부아아앙'하는 엔진 소리와 함께 쿠가가 앞으로 달려갔다.
계기반의 속도계는 어느새 시속 100km를 넘어서고 있었다. 조금 더 다이내믹한 주행을 위해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더욱 힘차게 가속 페달을 밟았다. 시속 160km까지 속도계가 멈출 줄 모르고 오른다. 160km 이후부터는 현격하게 속도계 반응이 느려졌다. 더 화끈한 주행의 맛을 느껴보지 못한 아쉬움이 짙게 베어 나왔다.
쿠가는 2.0ℓ 듀라토크 TDCi 디젤 엔진을 장착, 최고 출력 180마력, 최대 토크 40.8㎏·m의 성능을 갖췄다. 여기에 상시 4륜 구동과 6단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DCT)를 탑재했다.
고속주행의 아쉬움은 튼튼한 하체로 보상 받았다. 특히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가 압권이었다. 쿠가는 과속방지턱에서 시속 60km로 넘어가도 울렁거리나 둔탁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뱀처럼 부드럽게 넘어갔다.
아울러 안전사양은 주행의 보조시스템으로써 탁월한 기능을 보였다. 앞차와의 간격이 급격히 좁혀지면 경고음과 함께 운전석 창문에 빨간 불이 깜박거렸다. 이 기능은 시속 30~50km 주행시에는 자동으로 차량을 멈추도록 한다.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은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 준다. 실제로 스티어링 휠에서 힘을 뺀채 차선을 넘자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조절해 차선을 유지하게 했다. 오르막 경사길에서는 2~3초간 차량을 잡아줘 뒤로 미끌어지지 않도록 하는 장치도 적용돼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시승을 마친 후 트립에 찍힌 연비는 8.7km/ℓ였다. 공인연비 13.0km/ℓ를 밑돌았다. 아직 길들여지지 않은 차량이라고는 하지만 실연비 측면에서 만족스럽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차량의 가격은 트렌드가 3940만원, 티타늄이 4410만원이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