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양광그룹에 매각..."라스베이거스 가상현실 극장 계획"
[뉴스핌=김양섭 기자] 지난 10월 최대주주가 변경된다는 소식이후 급등세를 타기 시작한 방송장비업체 티브이로직이 1~2달새 주가가 무려 9배 가량 폭등,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브루노 우 양광그룹 회장 <사진=김양섭 기자> |
10일 티브이로직은 서울 가산동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세븐스타웍스로 사명을 변경하고, 브루노 우(Bruno Wu) 양광칠성미디어 그룹(이하 양광그룹) 회장을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사명도 ‘주식회사 세븐스타웍스(Seven Stars Works Co., Ltd.)’로 변경됐다. 아울러 사업 다각화를 위해 가상 현실 방송 장비 제조업 등 46개의 항목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했다.
인수측인 양광그룹은 지난 1999년 우 회장이 배우자인 양란(Yang Ran)과 공동으로 설립한 미디어 투자 그룹이다. 현재 중국, 한국, 미국, 영국 등 10개국에 진출해 있다.
우 회장은 이날 주총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애니메이션, 가상현실, 지적재산권 등의 글로벌 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가상현실 사업에 기대를 내비쳤다. 그는 "가상 현실 사업은 대부분 아직까지 연구개발(R&D)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우리는 실제 매출을 내고 싶다"면서 "파트너사를 통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가상현실 극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우 회장은 "일단 내년 7월 운영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관련 사업 논의가 막바지 단계"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의 레드카메라와의 협업 추진 등 가상 현실 장비 개발 및 유통 분야의 사업도 전개할 예정이다.
한국 상장사 인수 배경에 대해 그는 "한국의 애니메이션 제작 능력이 훌륭해 사업 여건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광그룹이 보유한 양질의 콘텐츠와 티브이로직이 가진 기술력이 결합되면 가상 현실 관련 장비 개발 및 유통 분야에서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해 투자를 결정했다"며 "티브이로직에서 사명을 바꿔 새롭게 태어난 세브스타웍스를 앞으로 가상 현실 장비 및 콘텐츠 제작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키워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그는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 "오랫동안 (인수대상 한국 상장사를) 찾아왔다"면서 "(티브이로직이) 매니지먼트 등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어 인수 대상으로 적절했다고 봤다"고 전했다. '최근 주가 급등 현상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문제 없다"고 말했다.
티브이로직 주가는 지난 10월 27일 개장전 경영권 매각 관련 공시가 나온 직후 3일 연속 점상한가(장 시작부터 종료까지 상한가가 풀리지 않는 현상)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해 11월 23일 2만6000원(장중 고점)까지 오르기도 했다. 해당 공시가 나오기 전날인 10월 26일에도 이미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해 경영권 매각 관련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26일의 전거래일인 23일 종가는 2955원이었다.
양광 그룹은 향후 자신들이 저작권을 보유한 콘텐츠를 활용해 지역기반 엔터테인먼트 사업 (LBE, Location Based Entertainment) 등을 전개해 세븐스타웍스를 아시아 최고의 가상 현실 콘텐츠 제작 및 공급회사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다만 향후 매출 계획 등 구체적인 실적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날 주총에서는 폴리 왕 선 세븐 스타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 이승환 알디파트너스 대표, 박승준 오이컴 대표를 선임했으며, 사외이사에는 전선 전(前) ITX 씨큐리티 카메라그룹장과 왕 치안 K-lai 유한공사 이사, 감사로는 김태영 법무법인 일현 변호사를 선임했다.
한편, 티브이로직은 지난 2002년 설립된 방송용 디스플레이 개발 및 제조 전문기업으로, 2011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현재 국내 주요 지상파 방송사뿐 아니라 영국 BBC, 미국 CNN, NBC, ABC, Disney, FOX TV, ESPN, HBO, 이탈리아 RAI, 독일의 ZDF 등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경국 티브이로직 전 대표는 보유 주식 전량을 매각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와 만나 "앞으로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기술 고문으로 당분간 일을 할 것"이라면서 "당분간 좀 쉬다가 다른 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