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통화량 증가율은 7개월만 8%대로 '뚝'..한은 "11월 8%대 초반 증가 추정"
[뉴스핌=정연주 기자]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저금리에 당장 현금화하기 쉬운 단기성 금융자산으로 돈이 몰리면서 현금성통화(협의통화 M1)증가세가 4개월째 20%대 급증세를 이어갔다.
반면 9%대 중반 수준이던 시중통화량(광의통화 M2) 증가율은 8%대로 떨어졌다. 민간신용 확대 기조는 여전하지만 유가증권 보유 규모가 감소했고 M2로 집계되지 않는 만기 2년 이상 상품들에 대한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15년 10월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10월 중 M1(평잔)은 전월 대비 0.7%, 전년 동월 대비 21.5% 증가했다. 전년비 증가율은 지난 7월(+21.0%) 이후 4개월째 20%대를 넘어섰으며 2002년 7월(+22.6%) 이후 13년3개월만에 최고치다.
<자료 = 한국은행> |
M2(평잔)는 전월비 0.1%, 전년 동월 대비 8.8% 증가해 전년비 기준 7개월만에 9%대 증가세가 멈췄다. 한은의 기존 전망치(9%대 중반)와 차이가 있지만 여전히 9%대를 육박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민간신용 확대 기조 속에 정부 재정지출이 가세한 영향이다. 금융상품별로 보면 수시입출이 가능한 상품의 증가세가 이어졌다. 특히 요구불예금(전월비 +2조1000억원)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30%를 기록해 1992년 12월(38.2%)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 외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1조3000억원)과 시장형 상품(+1조8000억원)은 증가했지만 MMF(-3조3000억원)와 2년 미만 금전신탁(-1조8000억원)등은 감소했다. 지난 9월 전기비로 7년8개월만에 최고 수준의 증가세를 보였던 수익증권(MMF 제외)은 10월 중 6000억원 줄었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가 전월보다 1조6000억원 증가한 반면 기업은 4조6000억원 감소했다. 기업 부문이 전기 대비 감소세를 보인 것은 지난 2014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임웅지 한은 경제통계국 과장은 "대출이 늘어난 것에 비해 시중통화량 증가세가 다소 적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신용 부분 중 유가증권 보유 규모와 M2로 집계되지 않는 2년 이상의 상품 위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M1 증가세가 M2보다 빠르다. 수시입출식 상품 위주로 증가하는 기조가 유지됐으며 이는 유동성이 높은 쪽으로 민간의 수요가 커지기 때문"이라며 "기업 부분이 감소한 것은 지출이 증가하거나 대출을 갚았거나 등의 여러 변수가 많아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11월 M2 증가율을 전월보다 하락한 8%대 초반으로 추정했다. 민간신용이 예금취급기관의 유가증권 투자 감소 등으로 증가규모가 축소되고 국외부문을 통한 통화공급도 외국인 증권투자 감소 등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기관의 유동성을 나타내는 Lf(평잔)는 전월비 0.3%, 전년 동월비 10.1% 증가했다. 국채와 회사채 등을 포함하는 광의 유동성 개념의 L(말잔)은 전월 말 대비 0.7%, 전년 동월 말 대비 9.0% 늘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