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조정 및 신흥국 변동성 확대 등 경고 잇따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말과 신년을 앞두고 월가가 잔뜩 겁을 집어 먹었다.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실행했던 미국과 유로존의 중앙은행이 전례 없는 정책 탈동조화에 나선 데 따른 불안감이 기저에 깔린 가운데 새해 자산시장에 대한 장밋빛 기대보다 변동성 상승과 주가 급락에 대한 우려가 우세하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엿보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12월과 1월 증시는 산타랠리와 신년 경기 호조에 대한 기대로 강세 흐름을 보이게 마련이지만 최근 움직임은 상당히 대조적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가 내놓은 투자 보고서는 경고와 보수적인 행보를 주문하는 의견 일색이다. 주가 조정부터 변동성 확대, 심지어 내년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까지 각종 경고가 꼬리를 물고 있다.
노무라는 7일(현지시각) 이머징마켓의 변동성 상승을 예고했다. 지난 여름 중국 주식시장의 폭락을 필두로 올해 변동성이 상당했지만 내년에는 이보다 악화될 것이라는 경고다.
특히 아시아 신흥국의 경제적 난관이 성장과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노무라는 내다봤다.
롭 수바라만 노무라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신흥국 증시 롤러코스터의 진폭이 올해보다 더 커질 것”이라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성장률이 내년 5.7%까지 둔화, 199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과도한 민간 부채와 한계 수위에 이른 부동산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정크본드 시장의 신용위기 이후 첫 손실이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에 대한 적신호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총수익률 기준으로 올해 정크본드 시장은 올 들어 2%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는 미국 신용위기 이후 처음이며, 정크본드가 연간 손실을 낸 것은 1995년 이후 네 차례에 불과하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 6년간 미국 경제의 팽창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조지 보리 웰스 파고 증권 신용 전략 헤드는 “4분기 주식시장과 하이일드 본드 사이에 커다란 괴리가 발생했다”며 “정크본드의 하락은 미국 경제와 주식시장의 잠재적 리스크를 드러내는 단면”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IB 업계가 지목하는 내년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의 리스크 요인은 적지 않다.
발틱건화물선 운임지수가 1985년 이후 최저치로 하락한 것은 글로벌 무역의 하강 기류를 보여주는 신호인 동시에 전세계 경제 침체 가능성을 예고하는 경고음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펜토 포트폴리오 스트래티지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기업 매출액이 줄어드는 동시에 재고가 늘어나는 움직임은 과거 경기 침체에 앞서 일반적으로 나타났던 현상이라고 지목했다.
중국과 미국을 필두로 주요국의 제조업 경기 둔화와 달러화 강세 역시 ‘마이너스’라는 것.
이 밖에 S&P500 지수의 역대 2위 밸류에이션과 신용 스프레드 확대도 내년 투자자들에게 험로를 예고하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